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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ㆍ칠레 FTA 이모저모]
입력2004-02-10 00:00:00
수정
2004.02.10 00:00:00
남문현 기자
9일 한ㆍ칠레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처리가 또다시 유예된 국회 본회의는 각 당이 쉽사리 당론을 결정하지 못하면서 예정시간보다 2시간 이상 지연된 오후 4시 넘어 개의되는 등 진통을 예고했다.
이날 비준안 처리유예는 박관용 국회의장과 의원들이 투표방식을 두고 논란을 벌여 본회의가 정회되면서 가시화됐다.
국회 관계자는 “농촌출신 의원들이 전자투표를 요구했어야 하는데 국회법을 잘 몰라 기명투표를 요구하는 바람에 오히려 제 발목을 잡고 말았다”고 지적했다.
0...앞서 열린 찬반토론에서 찬성당론을 정한 열린우리당의 안영근 유시민 임종석 의원을 제외한 나머지 야당 의원 14명이 반대논리를 이어가는 등 `필리버스터(의사진행방해)`를 벌였다.
이를 지켜보던 일부 동료의원들은 하품을 하기도 했으며, 삼삼오오 자리에서 일어나 저녁식사를 위해 본회의장을 빠져 나가는 모습도 간간이 눈에 띄었다.
특히 유시민 의원은 “자유무역은 보수의 가치인데 합리적인 보수정당을 표방하는 한나라당이 FTA 비준에 반대하느냐”, “민주당이 한때 집권당이었다면 책임있는 자세를 보여야 할 것”이라고 한ㆍ민 양당을 압박했다.
반면 한나라당 이규택 의원과 사흘째 단식농성중인 민주당 배기운 의원 등 농촌출신 의원들은 “농업대국 칠레와의 FTA는 농업을 파괴하고 우리 민족의 생명줄을 팔아먹는 것에 불과한데 정부는 국민의 기만하는 농업지원 정책을 내놓고있다”, “오늘 FTA를 처리하지 않는다고 내일 당장 우리나라가 국제사회의 미아가 되는 것도 아닌데 왜 이렇게 밀어붙이느냐”면서 비준반대 또는 유보를 주장했다.
이들은 특히 “무기명 비밀투표는 다수의 국회의원을 비겁자로 만들고 우리 스스로를 반의회주의자로 규정하는 것인 만큼 누가 찬성하고, 누가 반대했는지 국민에게 떳떳하게 알리고 역사의 심판의 받아야 한다”면서 기명투표를 주장했다.
0…본회의에 앞서 소집한 의원총회에서 각당은 소속 의원들의 의견이 엇갈려 내부진통을 겪었다.
한나라당은 한.칠레 FTA 비준동의안과 이라크 추가파병안에 대해 지도부가 국익우선 원칙을 내세우며 `찬성` 의견을 수렴코자 했으나 의원들은 견해차를 드러내며 논란을 빚었다.
최병렬 대표는 의원총회에서 한.칠레 FTA 처리와 관련, “농촌출신 의원들의 입장이 있기 때문에 한.칠레 FTA는 굳이 당론으로 정하지 말고 자유투표로 임하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말했지만 현경대 의원은 “정부지원책을 믿을 수없다”며 반대입장을 밝혔다.
이에 맞서 박원홍 의원 등 도시출신 의원들은 찬성당론을 주장, 의견을 모으지 못하고 결국 자유투표를 선택했다.
민주당은 파병안과 FTA 비준안에 대해 찬성입장을 보여온 조순형 대표가 “의정생활에서 한번은 정치적 생명을 내던지고 국가 이익을 위해 용기있게 발언하고 행동해야 한다”고 말해 의원들에게 소신에 따라 투표할 것을 호소했다.
그러나 추미애 의원이 “정부대책은 사후 약방문으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있을 때까지 비준동의안 처리를 유보해야 한다”며 “표결에 부칠 경우 기명투표를 실시해 그 결과에 대해 모든 의원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반대 의원들의 발언이 이어졌으나 결국 자유투표로 의견을 모았다.
열린우리당은 비공개로 진행된 의원총회에서 FTA 비준안에 대해서는 찬성당론을 정한 반면, 파병안에 대해서는 “파병안은 국가안보회의(NSC)와 의견조율을 거쳐서 정부안 내의 부대편성에 대해 추가협의를 한 뒤 처리해야 한다”며 처리연기 방침을 정했다.
<남문현기자 moon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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