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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PEC “원유 하루 90만배럴 감산”/국내영향] 올 물가억제선 3%유지 ‘빨간불’

유가상승은 가뜩이나 어려운 국내 경제를 더욱 짓눌러 경제회복을 지연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물론 최근의 유가급등은 단기적인 현상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그러나 11월부터 OPEC 의 감산이 현실화될 경우 국내 거시경제 및 산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역으로 긍정적인 효과도 있다. 유가가 오르면 원유도입에 따른 정유사들의 달러 결제수요가 늘어나 원화강세를 막는 효과가 발생한다. ◇경제회복에 찬물 우려=에너지경제연구원 분석에 따르면 유가가 연평균 1달러 오를 경우 국내총생산(GDP)성장률은 0.1%포인트 하락하고 무역수지는 7억5,000만달러 감소한다. 또 국내 석유제품가격이 올라 소비자물가를 0.15%포인트 상승시킨다. 특히 태풍 매미의 피해 여파로 농산물 값이 뜀박질하고 있는 상황에서 휘발유ㆍ경유 등 석유제품가격 마저 오르면 물가상승 압력이 더 강해진다. 평균적으로 원유가격이 배럴당 1달러 오르면 국내 유가는 12~13원 가량 인상요인이 발생한다. 정부의 올해 물가 목표치인 3%대를 훌쩍 넘어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산업자원부 관계자는 “올해 평균 유가를 26달러대(중동산 두바이유 기준)로 전망하고 정책을 수립한 터이어서 현재로서는 크게 걱정할 수준이 아니다”며 “하지만 유가 상승세가 상당기간 이어지면 물가, 무역수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산업계 채산성 악화 우려=유가 상승은 국내 산업계에도 생산비 상승과 채산성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이는 가격경쟁력 약화로 연결돼 수출에도 차질이 예상된다. 유가가 연평균 10% 오르면 국내 산업 전반으로는 0.26% 가량의 생산비가 올라간다. 특히 유가 민감 업종인 정유, 유화, 시멘트 플라스틱업종은 채산성의 악화를 피할 수 없다. 제지, 고무, 자동차, 가전업종 등도 채산성이 나빠질 수 있다. 유화업종의 경우 유가 오름세는 주원료인 나프타 가격상승으로 직결돼 원재료 비용 부담이 증가한다. 더욱이 유화업은 이달말부터 비수기에 들어가 원료 가격 상승을 제품가격에 반영하기 어려워 수지를 맞추는 데 큰 곤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정헌 동원증권 연구위원은 “감산에 따른 원유가 상승은 유화, 섬유업종에 원가부담으로 작용해 어려움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가전이나 정밀기기, 선박, 전자부품, 통신기기업종 등은 유가상승에 따른 영향을 덜 받는다는 점이다. ◇환율하락 저지에는 효험=유가가 오르면 경제에 좋은 면도 있다. 원유 도입에 따른 정유업체들의 달러 결제수요가 늘어나 원화강세를 약화시킬 수 있다. 유가상승으로 국내 경제가 좋지 않은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한 외국인투자자들이 국내 주식 매수에 소극적이 되면 달러 공급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 이는 환율하락 방지로 연결되고 수출에 미치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하지만 이런 효과는 경제 전반에 미치는 악영향과는 비교할 수 없다. 그만큼 유가상승이 지속되면 경제에 치명타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유가상승세 지속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면서도 겨울철로 접어들어 세계 난방유 수요가 예상외로 늘어나게 되면 유가오름세가 꺾이지 않을 수 없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임석훈기자,손철기자 runiro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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