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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리더] 김근탁 GM코리아 사장
입력2002-01-29 00:00:00
수정
2002.01.29 00:00:00
미국산 자동차 부활 앞장선 영업통 CEO김근탁 GM(제너럴 모터스)코리아 사장은 영업마인드가 돋보이는 CEO다.
그는 지난 96년부터 줄곧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마케팅 이사로 활동하면서 영업력을 인정받아 지난해 12월 GM에 전격 스카우트 됐다.
GM이 김 사장을 스카우트했을 때 업계에서는 올해 수입차 마케팅전이 볼만할 것이란 이야기가 자연스럽게 나왔을 정도.
"그동안 수입차 시장은 유럽산이 주류를 형성했습니다. 하지만 미국산 자동차의 장점을 제대로 알릴 수 있다면 충분히 승산이 있습니다. 올해는 GM코리아의 자동차 판매 규모를 지난해보다 두 배정도 늘리겠습니다."
공격적인 영업을 통해 수입차시장의 선두권에 진입하겠다는 것이 김 사장의 야심.
업계 주변에선 이에 대해 기대반 의심반이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미국차는 유럽차와 일본차의 강세에 밀려 하위권을 맴돌고 있다. 미국 자동차 업체들은 그동안 양국의 수입자동차 규모를 단순 비교하며 한국시장이 수입차에 폐쇄적이라고 불만만 토로해 왔다.
심지어 미국 정부를 통해 시장 개방 압박에만 주력할뿐 시장지배력을 높이기 위한 노력은 눈에 띠지 않을 정도.
특히 GM의 지난해 판매실적은 285대로 하루에 한 대도 제대로 팔지 못했다.
"현재 국내시장에선 미국차가 한국의 현실과 맞지 않는다는 인식까지 퍼져있습니다.
특히 GM의 대표 차종인 캐딜락은 '대통령이 타는 차'라는 고급 이미지만 있을뿐 실질 구매로 이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에게 캐딜락과 사브의 강점을 제대로 알리지 못했다는 것이 저의 판단입니다."
첫 목표를 너무 높이 잡았다는 지적이 안팎에서 불거지지만 김 사장은 전혀 개의치 않는 모습이다. 올해부터 전시장 운영에서 고객 서비스 차별화에 이르기까지 뭔가를 확실히 보여주겠다는 각오다.
"그동안 GM은 대우차 인수 문제에 힘을 쏟았기 때문입니다. 경쟁사들이 빠르게 뛰고 있을 때 속도를 내지 못했죠. GM코리아가 수입ㆍ판매법인으로 충실하게 활동하기 시작하면 얘기는 달라질 겁니다."
김 사장의 자신감은 다양한 마케팅 분야에서 오랜기간 갈고닦은 노하우. 고객들의 까다로운 취향을 세심하게 맞춰야 하는 호텔 및 식품업계 마케팅 담당자에서 자동차 마케팅 책임자로 변신하기까지 그는 한결같이 여성들이 구매행위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해왔다.
그는 올해 GM 전시장을 5개에서 8개, 서비스망은 17개까지 확장할 계획이다. 그동안 구축한 CRM(고객관계관리)시스템을 통해 고객 정보를 최대한 활용한 적극적인 고객 서비스도 선보인다.
"대부분의 남편들은 아내의 OK 사인이 떨어져야만 지갑을 엽니다. 여성들을 감동시킬 수 있는 좋은 아이디어가 있다면 영업의 절반은 이미 성공한 셈이지요."
김 사장은 현재 여성고객을 겨냥, 명품 브랜드와 연계한 마케팅 전략이나 선물작전등을 준비하고 있다.
그는 하반기부터 판매할 '캐딜락 CTS(7,500만원대)'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CTS는 기존 캐딜락의 전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나 역동성을 강조한 3,200cc급 모델.
최근 중형차 인기가 높아지고 있어 GM코리아도 CTS를 통해 캐딜락 라인을 보강한다는 전략이다. 김 사장은 CTS를 올해 하반기 중 50∼70대 정도 판매하고 2003년에는 150대까지 팔겠다고 밝혔다.
사브 역시 김 사장이 자신하는 파워 브랜드. GM의 계열사인 스웨덴계의 사브는 강력한 엔진 성능과 안전성으로 차별성을 확보하고 있다.
세계적인 모터사이클 브랜드인 할리데이비슨처럼 사브도 강력한 마니아 층을 형성해 시장을 넓혀 가겠다는 계획을 갖고 있다.
김 사장은 HOG(할리 데이비슨 오너 그룹)처럼 사브 오너 그룹도 고객들이 자율적으로 움직이겠지만, 만약 회사의 지원이 필요하다면 언제라도 도움을 아끼지 않겠다고 밝혔다.
"이제는 전력 질주할 일만 남았다"는 김 사장의 말에서 영업통 CEO의 자신감이 잔뜩 배어나왔다.
◆원포인트 스피치
"진정한 영업은 고객이 원하는 제품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이다."
김 사장은 자동차 영업에서는 고객들이 앞으로 어떤 차를 좋아하게 될지 정확히 짚어낼 수 있는 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고객들이 선호하는 디자인을 파악한 뒤 수입을 추진하고 판매에 나서는 것은 이미 늦다는 것.
특히 수입차의 경우, 한국에 들여오기로 결정한 이후 판매를 시작하기까지 수개월 이상의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시장을 예측하는 눈'은 더욱 절실하다는 설명이었다.
이 때문에 자동차를 수입을 결정하고 판매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소비자들의 마음을 읽고 분석해 그들이 앞으로 어떤 차를 구입하고 싶어할지 알아맞히는 작업이다.
만약 예측이 빗나갔을 경우에 엄청난 손실이 따른다. 그렇다고 소비자들의 구매 행동을 확인한 이후 수입을 시작하면 그것 역시 때를 놓쳐 손실을 입기는 마찬가지다.
김 사장은 올 하반기 CTS의 수입을 추진하며 정확한 시장 규모 예측을 위해 판매 현장과 소비자 정보를 분석하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라이프 스토리
김근탁 사장은 60년 서울에서 출생, 83년 한국외국어대학교 독어ㆍ무역학과를 졸업했다.
88년 스위스호텔 경영학과를 졸업한 이후 91년 그랜드하얏트호텔에 마케팅 과장으로 입사, TCBY와 한국뉴질랜드치즈㈜ 등에서 마케팅 경력을 쌓았다.
96년 다임러크라이슬러코리아의 마케팅 및 영업담당 이사로 근무했으며 2001년 12월부터 GM코리아 지사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최원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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