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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생포 효과의 한계
입력2003-12-16 00:00:00
수정
2003.12.16 00:00:00
오철수 기자
사담 후세인 이라크 전대통령의 생포 소식이 전해진 후 15일 처음 열린 뉴욕 증권시장은 처음에 상승세를 타다가 힘을 잃고 가라앉았다. 아시아 시장에서 도쿄 3%, 한국 2%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도쿄와 런던에서 상승세를 탔던 미국 달러화는 뉴욕에서 1유로당 1.23 달러로 다시 약세로 반전됐다.
이른바 `후세인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기대하던 애널리스트들이 머쓱해졌다. 후세인 체포를 가장 반겨야 할 미국 투자자들이 다른 나라 투자자들에 비해 냉정하게 현실을 인식했기 때문이다.
후세인 체포는 시간 상의 문제였지, 문제 해결의 종착역은 아니다. 후세인과 악연 관계에 있는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폭력 사태가 종식될때까지 참을성있게 대처할 것”이라며, “후세인 처리를 이라크 국민들이 결정할 일”이라고 한발 물러섰다. 부시 대통령이 언급한 대로 후세인 전 대통령의 체포를 계기로 미국은 본격적인 이라크 민정 이양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이슬람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 주변 아랍국들의 개입이 예상되고, 미국이 허수아비 정부를 세우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마당에 이라크의 안정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메소포타미아 지역은 이집트와 함께 기원전 4000년에 인류 최초의 문명을 일궜다. 그들은 자신의 문명을 세계의 중심이라고 믿었다. 티그리스와 유프라테스 강을 중심으로 한 좁은 협곡지대는 사막 한 가운데에 비옥한 농경지대를 형성했고, 폐쇄적인 이집트와 달리 개방형 구조를 이뤄 국가 흥망과 민족 교체가 심했다. 초기 도시국가 바빌론은 산악 부족 아시리아에 정복됐고, 이어 페르시아, 알렉산더 대왕의 그리스, 로마제국, 몽골, 투르크 제국, 영국등 역사상 최강국들이 사막 중심의 황금지대에 눈독을 들여 점령했다.
후세인 체포를 계기로 찬란한 고대문명의 발상지 메소포타미아 지역의 혼돈이 말끔히 가셔질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전쟁이 끝난 후 테러 공격에 죽은 미군이 전쟁 중에 죽은 군인 수를 넘어선지 오래됐고, 14일에도 두 건의 테러가 발생했다.
부시 대통령은 15일 45분간의 긴 기자회견을 갖고 이라크 인들에 의한 자치정부 수립을 약속했다. 그러나 구체적인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 후세인 체포 이후 이라크 안정에 최선의 길은 이라크 인들이 그들의 종교와 법률에 의해 자원을 개발하고 삶을 영위하도록 주권을 돌려주는 것이다.
<오철수기자 csoh@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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