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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몽헌 회장 자살/마지막 행적] 가족ㆍ지인과 술자리 자정께 집무실 도착 2~3시간후 투신한듯
입력2003-08-04 00:00:00
수정
2003.08.04 00:00:00
김영기 기자
`망자(亡者)는 죽기 전 암시를 한다.`
정몽헌 회장은 투신 장소인 현대 계동사옥에 도착하기 전인 3일(일) 오후 가족ㆍ지인들과 잇따라 저녁식사와 술자리를 같이하며 `생의 마지막`을 준비했던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휴일인 3일 오후 8시께 부인 등 가족들과 강남의 한 일식집에서 만찬을 같이하며 마지막 떠나는 아쉬움을 달랬다. 이어 보성고 동기동창인 박기수 현대상선 미주본부장과 강남 청담동의 한 술집에서 오후 11시께까지 술자리를 같이했다. 정 회장은 지난 1일에도 대북 송금 관련 재판을 마친 뒤 박 본부장과 강명구 현대엘리베이터 회장 등과 새벽 4시30분까지 술을 마신 것으로 알려졌다.
정회장이 회사에 도착한 시간은 이날 오후 11시52분께.
정회장의 운전 기사인 김 모씨에 따르면 정 회장은 후문을 통해 사무실로 들어가면서 20~30분 후 오겠다라는 말을 남기고 현대아산 회장실이 위치한 12층으로 올라가 문을 걸어 잠근 뒤 죽음을 준비했다.
집무실 원탁 탁자에 앉은 그는 가족과 김윤규 사장 등에 죽음을 맞이하는 착잡함을 담은 3통을 유서를 써내려 갔다. 그리고 도착 2~3시간 후인 4일 새벽 가로 95cm, 세로 54cm의 반개폐식 창문을 통해 몸을 던졌다.
그리고, 3시간여 후인 4일 오전 5시50분께 정 회장은 청소용역회사 직원인 윤모씨에 의해 싸늘한 주검으로 발견됐다.
그가 앉았던 원형 탁자에는 `00엄마`, `김운규사장`, `죄송합니다`라고 적혀 봉함돼 있는 유서 3통과 평소 착용하던 시계와 안경이 놓여 있었다.
<김영기기자 yo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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