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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ㆍ中企 원자재난 갈등심화
입력2004-03-15 00:00:00
수정
2004.03.15 00:00:00
온종훈 기자
원자재난으로 하도급ㆍ납품관계에 있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원자재 가격상승으로 직접적인 타격을 받는 하청업체들은 공급가 인상을 통한 손실보전을 요구하는 반면 원청업체인 대기업들은 최종 제품 가격상승 등을 이유로 납품가 인상을 억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자동차, 조선, 건자재, 포장 등 각 산업분야에 곳곳에서 납품가 인상을 둘러싼 원청업체와 하청업체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특히 하청업체들은 우월적 위치에 있는 대기업측에 대항하기 위해 대정부 건의나 조업중단 등 `실력행사`까지 벌이는 모습이다.
실제 기협중앙회 소속 철강관련 35개 조합은 16일 주물조합을 중심으로 철강재 관련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정부ㆍ대기업에 철강원자재 물량공급확대와 납품업체에 공급가 인상을 요구할 계획이다. 특히 주물조합은 현대자동차측에 차량생산 후 남는 고철을 중간 유통업자를 거치지 않고 직접 공급해달라고 요청해 결과가 주목되고 있다.
조선기자재용 후판을 표면처리해 납품하는 H사 등 3개 회사는 최근 거래기업인 조선업체, 완성차 업체사 등에 아예 납품 중단을 선언했다. 최근 20%이상 후판 가격이 올랐음에도 원청업체에서 이를 들어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기에 납 가격 급등에 따라 자동차 축전지업체들도 완성차 업체를 상대로 최소 40% 이상 가격을 올려줄 것을 요구하고 나섰다.
철근 수급난이 심각해지면서 건설 분야에서도 원청ㆍ하청업체의 갈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철근이나 H형강이 많이 쓰이는 기초공사나 철골 구조물공사를 담당하는 하청 전문건설업체들은 자체적으로 조달하는 철근 가격의 폭등을 도급계약에 반영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전문건설업체 한 관계자는 “철근 가격이 떨어지지 않는 한 하청업체중 수익성 악화로 부도가 나는 업체가 속출할 것”이라고 반발했다.
골판지 포장업체들도 최근 원지가격이 30%이상 상승하면서 어려움을 겪자 아예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기관에 가격인상에 대한 조사요청까지 하는 등 실력행사에 나섰다.
중소업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납품단가를 올리지 않으면 영세 중소기업은 공장가동을 중단해야 할 판”이라며 “이번 사태를 계기로 원가부담을 중소기업에 떠넘기는 관행이 뿌리뽑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온종훈기자,현상경기자 jhohn@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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