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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고향길 넉넉하게
입력1999-02-13 00:00:00
수정
1999.02.13 00:00:00
성장기의 아름다운 추억이 있고 타향의 자식을 기다리는 부모가 있어 고향은 느낌만으로도 포근하고 정이 넘치게 마련이다.올해도 어김없이 민족 대이동이 시작되었다. 귀향길은 벌써 붐빈다. 도로와 철도가 차량으로 빼곡하고 교통수단마다 북적거린다. 고향으로 가는 가슴은 설레고 훈훈한 인심으로 가슴 벅차기까지 하다.
그러나 올해의 귀향은 예년처럼 넉넉하지만은 않은 것 같다. 국제통화기금(IMF)이후 혹독한 시달림과 고통을 겪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환란과 불황으로 실업이 크게 늘었고 겨우 실업을 면했다 해도 소득이 줄어들었다. 불황속에 맞는 설은 그래서 밝지 못하고 우울한 이웃이 많아서 더욱 쓸쓸하다.
제사상이 조상들의 마음에 차지 않을 것이다. 보잘 것이 없고 그나마 값싼 중국 식품으로 차려졌을 수도 있다. 어디 정성이 모자라서 이겠는가, 휴양지에서 대신 준비해주는 장사속의 상차림보다야 나으리라 .
그런가운데서도 마음이 포근해지는 것은 경기가 풀려가면서 매섭게 추웠던 경제에 봄소식이 들리고 있어서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쪼들림이 덜해지고 상차림도 풍성해질 것이라는 희망이 보이고 있는 것이다.
좋아지고 있다는 경기지수도 그렇지만 일감이 밀려 귀성을 늦추거나 포기하는 근로자가 많다는 사실에서 밝은 내일을 예감할 수 있다.
올해 설연휴는 길어 졌다. 양력 설을 없애고 하나로 묶은 까닭이다. 귀성 행열도 길어질 수 밖에 없다. 가고 오는 길이 복잡해 지게 마련이다.
설레는 마음을 비집고 도덕적 윤리적 해이가 더 해질 수 있다. 자칫 나만을 중심으로 하다보면 이웃에게 불편을 끼칠 수 있다. 마음에 상처를 줄 수도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기초 질서와 공동체 의식을 잊지 말아야 한다. 설이 사랑 나눔과 배품을 실천하는 기회라는 선조의 지혜를 되새겨 봄직하다.
제가끔 비록 지갑은 얇지만 가슴만은 따뜻할 것이다. 선물은 작지만 마음은 풍요로울 것이다.
고향에 또 하나의 뭉클한 향수를 남기고 조상과 부모의 정을 흠씬 담아오기를 기대한다. 귀환길은 희망과 자심감으로 다시 벅차 오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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