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기업 현대캐피탈이 국내 시장을 벗어던질수록 성장세가 가팔라지고 있다. '기세등등'이란 말이 적합할 정도다.
영국에서 대규모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에 성공하더니 이번에는 현대캐피탈아메리카(HCA)의 급성장에 힘입어 국제 신용평가사로부터 신용등급이 상향 조정되는 등 '글로벌 금융사'로서의 입지를 탄탄히 하고 있다.
3일 현대캐피탈에 따르면 스탠더드앤푸어스(S&P)는 이날 이 회사의 신용등급 전망을 'BBB+(긍정적)'로 상향 조정했다. 현대캐피탈은 앞선 2012년 피치(Fitch)로부터 신용등급이 'BBB+(안정적)'로 상향 조정됐으며 일본 신용평가기관 JCR로부터 우리나라 국가 신용등급인 'A+'로, 무디스 등급도 'Baa1(안정적)'으로 조정되는 등 연이은 신용등급 상승을 이뤘다. 회사의 상승세를 국제 신용평가사들이 먼저 인정한 셈인데 현대캐피탈은 이 같은 평가가 장기적으로 고객들이 받는 대출금리 인하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장이 임계점에 달했던 현대캐피탈의 전략은 2011년을 계기로 확 달라졌다. 2011년 5,07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지만 그 다음부터는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해외 진출의 적극적인 공략으로 방향을 전환하면서 HCA가 가장 먼저 빛을 발했다. 2011년에만 순이익이 전년 대비 262% 상승한 1,410억원을 기록해 탄력을 받았다. 그러던 것이 지난해 6월 말 기준 대출자산만 20조6,000억원에 육박했으며 순이익은 1,98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달에는 현대캐피탈 영국법인(HCUK)이 한국계 금융사로는 처음으로 영국 자본시장에서 다량의 ABS를 발행하기도 했다. HCUK는 지난해 7월 영국 진출 1년 만에 자산 1조원을 돌파한 뒤 현지 영업 확충을 위해 340억원을 증자해 자본금을 790억원으로 늘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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