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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수출전망과 과제

지난 2003년은 경제면에서 여느 해 못지않게 어려운 한해였다. 연초부터 끊이지 않았던 노사간의 갈등, 이라크전쟁과 사스(SARSㆍ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의 발발, 태풍 `매미`로 인한 피해 등 안팎으로 부정적인 뉴스가 끊이지 않았다. 가계부채 급증에 따른 소비부진, 설비투자 위축 등으로 국내 내수경기는 침체가 지속됐다. 이런 상황에서 그나마 우리 경제에 한 가닥 희망이 됐던 키워드는 다름 아닌 수출이었다. 지난해 수출은 여러 대내외 악재에 시달리면서도 호조세를 지속해 1,943억달러로 사상 최대의 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수출의 경제성장에 대한 기여율은 100%를 상회해 수출이 없었다면 우리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할 수밖에 없었다. 그야말로 수출이 우리 경제의 버팀목이었다고 할 수 있다. 올해의 대외적인 수출환경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ㆍ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선진국의 경기가 호전되면서 세계경기의 회복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뉴 밀레니엄 이후 본격적인 PC 교체주기가 도래함에 따라 우리의 주력 수출품목인 정보기술(IT) 제품의 시장 확대가 지속되고, 최근 부상하고 있는 중국 등 신흥 경제의 고성장이 올해도 계속돼 우리 수출시장의 확대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 미국의 중국 위앤화에 대한 지속적인 절상압력은 원화의 동반 절상 가능성 등 환율불안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고, 보호무역주의의 확산과 주요 수출품목의 세계적 공급과잉은 우리 상품에 대한 수입규제의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또 중국제품의 경쟁력 강화에 따른 주요 수출시장에서의 시장잠식은 올해 수출여건에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수출은 특별한 돌발변수가 발생하지 않는 한 2,000억달러를 돌파해 2,180억달러에 이를 전망이다. 이와 함께 최근 조금씩 개선되고 있는 설비투자를 중심으로 내수경기가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수입 역시 2,000억달러를 넘어서 2,0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으나 그 이면에는 구조적인 취약점도 적지않은 것이 사실이다. 반도체ㆍ무선통신기기 등 일부 주요 품목에 대한 수출 편중과 중국에 대한 수출의존도 심화, 설비투자 부진에 따른 생산능력 제약 가능성과 대일(對日) 역조의 심화 등이 바로 그것이다. 이 같은 우려는 일부 과장된 측면이 없지 않다. 하지만 우리 수출이 올해 2,000억달러 진입에 이어 지속적으로 성장, 오는 2010년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이끌어나가기 위해 차별화된 수출품목을 다양화하고 수출시장을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출기반을 구축하는 것은 우리가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할 불변의 과제임에 틀림없다. 이를 위해 정부는 반도체와 휴대폰의 뒤를 이을 수 있는 세계일류 상품을 지속적으로 발굴하는 한편 지능형 로봇, 디지털 홈네트워크 등 10대 차세대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또 해외플랜트 수주 확대, 지식서비스 수출지원 강화 등의 노력도 병행할 방침이다. 수출시장 다변화의 경우 개발도상국 및 신흥시장에 대해서는 전문화된 시장개척단을 파견하고 대규모 한국상품 전시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선진국에는 유망 전문 전시회 참여를 확대해 시장별로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을 통해 수출 마케팅의 지원효과를 극대화하는 한편 이라크 전후복구사업에 적극 참여하는 방안을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무역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하기 위해 무역인력 양성, 인터넷무역(e-Trade) 활성화, 전시산업의 선진화 등 무역 인프라 구축에 역점을 둘 방침이다. 하지만 우리의 수출상품이 확고한 품질 및 브랜드 경쟁력을 갖춰갈수록 심해지는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우리 수출기업들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 같은 민관의 공동 노력을 통해 올해는 수출 호조가 본격적인 내수경기 호조로 연결되는 선순환구조가 정착되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본다. <박봉규 산업자원부 무역투자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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