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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미국 투자은행이 '독식'

90년대 들어 국제 금융시장이 미국계 대형 투자은행의 독무대로 급속하게 재편되고 있다고 파이낸셜 타임스가 1일 보도했다.신문은 뉴욕의 스턴 비즈니스 스쿨의 자료를 인용, 미국의 골드만 삭스 등 10대 투자은행들이 지난해 각종 수수료 수입 및 금융자문 업무에서 77%의 점유율을 차지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 90년에 비해 점유율이 두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이중 미국의 투자은행인 골드만 삭스가 시장 점유율에서 1위를 차지한 것을 비롯해 모건 스탠리 딘 위터, 메릴린치, 살로먼 스미스 바니 등 미국계 회사가 나란히 상위권에 랭크됐다. 이밖에 유럽계 은행인 크레디트 스위스 퍼스트 보스톤이 5위에 올랐으며 워버그 딜런 리드, 도이체 방크, JP 모건, 체이스 맨해탄, 레먼 브라더스 등 미국·유럽계 은행의 활약상이 두드러졌다. 또 이들 은행을 포함한 상위 20대 투자은행의 점유율은 지난 90년의 80%에서 97%까지 높아졌다. 일본에선 노무라만 0.87%의 점유율로 20위안에 머물러 간신히 체면을 지켰다. 보고서를 작성한 스턴대(大)의 로이 스미스 교수는 『몇년 후면 20대 은행 대신에 10∼12대 은행이 국제금융계를 좌우하게 될 것』이라면서 미국계 은행 위주의 집중 현상이 더욱 심화할 것을 우려했다. 신문은 90년대 이후 국제 자본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세를 지속하면서 이처럼 독과점 현상이 빚어지게 됐다고 분석했다. 특히 국제금융시장에서 채권 및 주식의 거래 규모가 크게 늘어난데다 주요 은행들이 M&A(인수 및 합병)을 통해 꾸준히 대형화를 추진해왔던 것도 이를 더욱 부추긴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금융전문가들은 독과점에 따른 부작용을 경계하면서도 컴퓨터나 항공기 등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금융부문에서도 앞으로 이같은 집중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상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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