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남미통합시장(밀라·MILA)에 투자하면 신흥 4개국 시장에 동시에 분산투자할 수 있습니다. 금융투자상품에 대한 비과세 혜택까지 누릴 수 있어 새로운 투자대안으로 떠오를 것입니다."
하비에르 디아즈 과하르도(사진) 콜롬비아 증권거래소 부이사장은 21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중남미의 유망한 기업에 분산투자하는 동시에 비용(세금)까지 절감할 수 있는 밀라 시장이 저금리 시대 새로운 투자대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과하르도 부이사장은 "밀라 가입국들이 자유무역협정(FTA)을 통한 태평양 동맹을 결성한 후 역내 무역 자유화에 대한 기대감이 상당히 높다"며 "여기에 밀라까지 출범하면서 대표적인 대체 투자처로 떠오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멕시코를 포함한 밀라의 시가총액 규모는 1조달러로 700개 이상의 기업들이 상장된 시장"이라며 "시장 규모가 브라질과 비슷한 수준이기 때문에 규모 면에서도 매력적"이라고 덧붙였다.
밀라는 콜롬비아·페루·칠레 등 3개국 증권거래시장 통합기구로 올해 말 멕시코가 가입할 예정이다. 멕시코까지 밀라에 가입하면 남미 3개국뿐만 아니라 중미 대표 국가인 멕시코 자본 시장에도 투자할 수 있게 된다.
과거 남미 시장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주도해왔다. 이들이 주축이 돼 결성된 남미 공동 시장 '메르코수르'가 대표적 시장으로 주목받았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과 아르헨티나가 재정 건전성 문제, 정치적 불안 등으로 위기를 맞으면서 콜롬비아·페루·칠레·멕시코 등 태평양 연안국들이 새로운 투자국으로 떠오르고 있다.
밀라의 가장 큰 장점은 하나의 자본시장에서 복수 국가의 유망 기업에 동시에 투자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과하르도 부이사장은 "라틴아메리카에 속한 국가들일지라도 각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 간에 차이가 있다"며 "밀라를 통해 콜롬비아의 금융산업, 페루의 광산, 칠레의 유통산업, 멕시코의 통신·유틸리티 등 각 국가를 대표하는 산업 내 유망 기업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과하르도 부이사장은 밀라 가입국들이 국유기업들을 민영화하고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있어 앞으로 상장사가 늘어나고 파생상품도 다양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과하르도 부이사장은 "중남미 석유회사나 원자재 관련 기업들이 국유사인 경우가 많다"며 "앞으로 이들이 민영화되고 경쟁사들이 등장하면서 상장 유인이 커질 것으로 보여 이들과 관련된 파생상품들도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연말 멕시코가 가입하면 글로벌 통신사인 아메리카모빌 등 멕시코의 우량기업들에까지 투자할 수 있게 된다"고 강조했다.
국내 투자자들이 밀라를 통해 분산투자할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방법은 상장지수펀드(ETF)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밀라40지수'는 콜롬비아·칠레·페루의 상위 우량기업 40개를 지수화한 지표로 1년 전 선보였다.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 상위 200개 종목으로 구성된 코스피200과 비슷한 개념이다. 국내에서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이 지수를 추종하는 '호라이즌S&P밀라40ETF'를 아시아 최초로 밀라 시장에 상장했다.
세제 혜택도 매력적이다. 현재는 ETF를 포함해 콜롬비아에 상장된 밀라 금융상품에 투자할 경우에만 배당수익과 매매차익에 대해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는 국가는 더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과하르도 부이사장은 "세제 혜택 통합작업을 위해서는 의회 의결을 받아야 하고 정부 정책의 공조가 필요하다"며 "아직 초기 단계이기는 하지만 통합 자본시장의 매력이 커지면 세제 혜택 통합작업이 더 원활하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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