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쿠르트가 올 상반기 먹으면 피부가 좋아지고 주름이 개선되는 획기적인 유산균 건강식품을 내놓는다.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는 5년의 연구 끝에 기능성 원료로 인정받은 엄마의 모유로부터 분리한 유산균 '락토바실러스 플란타룸 HY7714'를 개발하고 이를 적용한 제품들을 출시할 계획이다. 발효유 시장에서 점유율 40%로 시장을 독식중인 상황에서 분말이나 캡슐 형태의 프로바이오틱스 건강기능식품 시장에서도 처음으로 제품을 내놓고 팽창하는 이 분야의 주도권을 잡겠다는 각오다.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몸에 유익한 균을 총칭하는 프로바이오틱스는 장내 유해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정장 작용, 면역 기능 강화에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올해는 특히 기술력과 자금력을 앞세운 대기업들이 가세하면서 면역 기능 제고 외에 피부 미용이나 장 건강 등 특정 부문에 초점을 맞춘 진화된 고기능성 제품들이 줄줄이 등장할 전망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한국야쿠르트는 상반기 서양인보다 장 길이가 1m가 긴 한국인의 장 체질에 적합한 '장 건강 프로바이오'와 피부 보습에 좋은 '피부미용 프로바이오' 출시를 시작으로 간 건강, 헬리코박터 감염 억제, 다이어트, 혈행개선, 콜레스테롤 저하 등 고기능성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뷰티푸드 브랜드 VB는 국내 최초의 4중 코팅 기술을 도입한 '프로바이오'를 지난 13일 출시했다. 이 제품은 히알루론산으로 4중 코팅해 외부환경이나 체내 위산 등에 취약한 유산균이 죽지 않고 장까지 살아서 도달할 수 있도록 생존율을 높였다. 하루 섭취로 100억 마리의 프로바이오틱스가 장에 착 붙어 증식하며 배변활동은 물론 유익균과 유해균의 밸런스까지 잡아준다는 설명이다.
롯데푸드 파스퇴르는 '생유산균' 제품을 이달 내 출시한 뒤 다음달엔 핀란드 식품회사 라이시오사와 손잡고 만든 건강기능식품 '베네콜'을 선보인다. 생유산균은 우유 등에 섞어 먹을 수 있는 가루 형태로 장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 자일리톨과 함께 핀란드 대표 브랜드로 콜레스테롤 수치 저하에 도움을 주는 특허성분 '식품 스타놀 에스테르'를 함유한 베네콜은 농축발효유 형태로 나온다.
2013년 4월 바이오 피부 유산균 'CJ LP133'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시장에 진출한 CJ제일제당은 하반기 장 기능 개선 제품을 내놓기로 했다. 아울러 100여개의 다른 후보균들도 보유하고 있어 앞으로 다양한 제품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다.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 1위 쎌바이오텍은 프리미엄 전략으로 수성에 나선다. 성인용 '듀오락 케어', 유아용 '듀오락 베이비' '듀오락 얌얌' 등을 앞세워 연령대별로 공략할 방침이다. 쎌바이오텍의 2013년 매출은 315억 원으로 전년대비 20% 이상 증가했다.
그동안 프로바이오틱스는 배변 활동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면역력을 높여 아토피나 천식 비염, 우울증, 치매예방, 항암, 피부미용 등 각종 질환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잇따르고 있다.
몇 년 전 만해도 용어 조차 생소했지만 지난 2년간 홈쇼핑을 시작으로 프로바이오틱스 제품이 알려지기 시작했고, 지난해 많은 업체들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본격적인 프로바이오틱스 시대가 열렸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마시는 음료 타입의 국내 프로바이오틱스 시장 규모는 1조8,000억원에 달하며 캡슐이나 분말 형태의 건강기능식품은 매년 30%씩 성장하며 1,000억원대로 커졌다.
기업들이 이처럼 프로바이오틱스 건기식에 눈독을 들이는 이유는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면역력을 높여 노후에도 건강을 지키려는 욕구가 커졌고, 자연스럽게 질병 예방 효과가 있는 건기식에 대한 관심이 고조됐기 때문이다.
심재헌 한국야쿠르트 중앙연구소 소장은 "노령화 사회를 대비해 질병 예방 의학이 가미된 프로바이오틱스 기술력이 시장을 주도하는 열쇠"라며 "아토피, 우울증, 치매예방, 간질환 등 각종 질환을 겨냥한 맞춤형 고기능성 제품이 본격 출시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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