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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저 ‘무명 돌풍’
입력2003-08-17 00:00:00
수정
2003.08.17 00:00:00
박민영 기자
무명의 숀 미킬(34)과 채드 캠벨(29ㆍ이상 미국)이 미국 PGA투어 시즌 마지막 메이저대회인 PGA챔피언십(총상금 600만달러) 셋째날 공동선두에 나서며 또 한번의 `낯선 메이저 챔피언` 탄생을 예고했다.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공동43위까지 밀려나 5년 연속 메이저대회 우승의 대기록 작성이 사실상 물 건너 갔고 최경주(33ㆍ슈페리어ㆍ테일러메이드)는 최하위로 추락했다.
17일 미국 뉴욕주 로체스터의 오크힐골프장(파70ㆍ7,134야드)에서 열린 대회 3라운드 경기. 2라운드에서 `깜짝 선두`에 나섰던 미킬은 이날 버디 5개, 보기 4개로 1언더파 69타를 쳐 중간합계 4언더파 206타로 이틀 연속 선두를 지켰다. 미킬은 지난 92년 프로 데휘 후 퀄리파잉스쿨을 3차례나 거치며 2부투어 2승, 아시아투어 1승에 그쳤던 철저한 무명 선수. 2부투어를 거쳐 본격적으로 PGA투어 무대에 발을 디딘 지난해 상금랭킹 81위에 머물렀던 캠벨도 버디 6개, 보기 1개로 5언더파 65타의 맹타를 휘둘러 공동선두로 뛰어 올랐다.
이로써 마이크 위어(캐나다ㆍ마스터스), 짐 퓨릭(미국ㆍUS오픈), 벤 커티스(미국ㆍ브리티시오픈)에 이어 올 시즌 4대 메이저대회에서 모두 `새내기 메이저 챔피언`이 탄생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그러나 위어(1언더파 209타)가 3타차 3위에 포진하며 올 시즌 `메이저 2관왕`을 노리고 있고 어니 엘스(남아프리카공화국)가 1오버파 211타로 공동5위에 버티고 있어 우승을 낙관하기엔 이른 상황. 비제이 싱(피지), 찰스 하웰 3세(미국) 등도 공동9위(212타)에 포진하며 최종일 역전 우승에 욕심을 내고 있다.
한편 우즈는 첫날 4오버파, 2라운드 2오버파에 이어 이날도 3오버파 73타(버디 2, 보기 5개)로 부진, 중간합계 9오버파 219타가 되면서 우승의 꿈을 접었다. 첫 8개 홀 가운데 7개 홀에서 페어웨이를 놓치는 등 샷이 흔들린 우즈는 경기 직후 “이제 더 이상 나빠질 것도 없다”며 욕심을 버린 듯 허탈한 웃음을 짓는 모습이었다.
첫날 선두로 나섰던 필 미켈슨(미국)은 선두와 7타차 공동12위(213타)에 머물러 46번째 도전에서도 `메이저 무관` 탈출이 어렵게 됐다. 최경주는 2라운드에서 4오버파를 쳐 간신히 컷 오프를 모면했지만 이날 더블보기 1개와 8개의 보기를 쏟아내며 10타를 잃어 18오버파 228타로 70명의 컷 통과자중 최하위까지 곤두박질쳤다.
▲ 대회 이모저모
○…오크힐의 좁은 페어웨이와 깊은 러프에 강호들이 줄줄이 보따리를 쌌다. 지난해 이 대회 우승자 리치 빔(미국)을 비롯해 올 시즌 상금랭킹 1위 데이비스 러브 3세(미국),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벤 커티스(미국), 91년 우승자 존 댈리(미국) 등이 모두 3라운드 진출에 실패했다.
○…이틀 연속 선두를 지킨 미킬의 `선행`이 화제가 됐다. 지난 94년 한 대회에 참가했다가 물에 빠진 자동차에서 2명을 구해냈던 그는 뇌종양을 앓고 있는 4살짜리 스펜서 벡스테드와 수년째 친구로 지내며 용기를 북돋워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경기 도중 방송 카메라를 향해 “안녕, 스펜서”라고 인사해 시청자를 의아하게 했었다.
<박민영기자 mypark@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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