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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경제팀 정책운용방향] 민영화과정 외국자본 횡포견제 공감

참여정부 2기 경제팀의 정책방향을 개략적으로 소개한 20일 이헌재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장관의 발언은 매우 조심스러웠다. 확정되지 않은 정책에 대해서는 `시장과 국민경제에 불필요한 오해를 주지 않겠다`며 말을 매우 아꼈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 부총리는 몇가지 현안에 대해서는 강한 어조로 확고한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면서도 새롭게 주력할 사안은▲은행의 민영화후 자행이기주의 및 전횡 방지 장치 마련 ▲ ▲신용불량자문제 대책 수립 ▲토지규제 철폐를 통한 투자활성화 등으로 요약된다. ◇황금주 도입될까=경제부처 수장인 재경부 장관과 불공정거래, 독과점 병폐를 책임지는 공정거래위원장이 같은 날 `황금주`라는 새로운 제도에 대해 언급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그만큼 중요한 사항이기 때문이다. 황금주 도입방안을 맨 처음 제기한 곳은 한국은행 금융경제연구원. 지난 8일 `은행민영화에 관한 연구`라는 보고서를 통해 금융산업에 미치는 영향이 큰 대형은행을 민영화할 때에는 정부가 1주 다표권을 행사하는 황금주 제도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영국정부는 공기업 BT(브리티시 텔레콤)를 팔면서 단 1주로 거부권을 행사한 적이 있다. 국내에서는 외환, 한미 등 외국계 은행들이 정부방침과는 다르게 지원거부의사를 밝혔던 LG카드 지원문제와 관련해 더욱 주목을 끌고 있다. 이 부총리가 지난 11일 간담회에서 `시장이 깨지든 말든 내 이익만 챙기면 된다는 식의 불장난을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일부 외국계열 은행의 제몫찾기식 경영형태에 강력한 경고를 보낸 것도 같은 맥락이다. ◇민영화시 지배구조 및 의사결정 구조 개선=이 부총리는 공적자금투입 금융기관을 비롯한 국영기업을 민영화하더라도 기업지배구조와 의사결정구조 개선할 수 있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이를 정관 형태로 마련할 필요성을 강조했다. 재경부 안팎에서는 최근 민영화된 KT&G(옛 담배인삼공사) 모델을 염두해 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KT&G처럼 지배주주를 두지 않는 구도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지만 적어도 대주주의 횡포를 견제하고 공적기능을 수행할 수 있는 최소한의 장치를 둬야 한다는 이 부총리의 민영화 철학이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KT&G 지배구조의 특징은 대주주와 경영진으로부터 독립된 이사회가 구성될 뿐만 아니라 명실상부한 사외이사회 중심의 경영체제가 마련돼 있다는 점이다. 이사회 정족수는 13명이지만 사외이사가 10명으로 3분의 2를 넘는다. 특히 사장은 사외이사로 구성된 사장후보추천위원회에 의해 후보자가 결정돼 경영투명성과 이사회 독립성을 높이고 있다. 소액주주의 권한강화를 위해 집중투표제는 지난 2001년3월부터 일찌감치 도입했다. ◇신용불량자 문제 3월중 해결=이 부총리가 가장 역점을 두고 있는 사안이다. 이 부총리는 `좀 더 기다려달라`면서도 `반드시 해결한다`고 강조한다. 종합대책이 나올 때까지는 한달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개략적인 방향은 금융정책과 실업정책을 정교하게 연계한다는 점이다. 신용불량자 개개인에게 눈높이를 낮춰 일자리 부족에 허덕이는 중소기업 취업을 권고하고 이를 받아들이는 중소기업에는 세액공제 혜택을 베풀며 취업한 신불자가 월급으로 채무를 갚게 하는 방식이다. 서울 단 한 곳 뿐인 콜센터를 전국 시ㆍ도로 확대하고 금융기관 퇴직자를 대거 고용해 신불자들과 1:1로 상담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어떤 방안이 채택되든 원칙은 탕감은 전혀 없다는 점이다. 상환의지가 확실한 사람에 대해서는 상환기간의 분할과 연장 등은 가능하겠지만 원금과 이자, 어떤 부문에서도 탕감책은 전혀 고려되지 않고 있다. 모럴 해저드 방지 차원에서다. ◇토지규제 원점에서 푼다=토지자원을 최대한 활용해 투자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서다. 현행 토지에 관한 규제는 법률만 112개. 개발제한 또는 군사시설보호 등으로 묶인 지역과 지구가 298개나 된다. 전국토의 4.6배에 해당하는 면적이 규제대상이다. 개인이나 기업이 자기 땅에서 뭘 하려 해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규제는 33개 뿐이고, 나머지는 관공서를 뛰어다녀야 규제대상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이에 따라 각종 토지규제가 국토계획법으로 정비된다. 무수한 반대와 어려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이 부총리는 “앞으로 규제개혁과정에서 적잖은 잡음과 파장이 일겠지만 어떤 식으로든 6월중으로 마무리하겠다”고 다짐했다. <권구찬기자, 정승량기자 chan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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