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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물관리정책 시급하다/최연홍 서울시립대 객원교수(특별기고)

◎수도료 현실화 등 적극적 수요억제책 세워야○1인 하루소비량 398ℓ 현재 지구상의 물의 빈곤은 심각한 문제로 등장하고 있고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물의 양적인 빈곤과 더불어 수질의 문제도 심각하다. 20세기의 가장 소중한 자원이 석유였다면 21세기의 자원은 물이 될 것이라 한다. UN에서는 1990년 이후 우리나라를 물 부족 국가로 분류하고 있다. 물은 끝없이 순환되는 천혜의 물질로 전통적으로 자유재로 인식되어 있는데, 이러한 물이 모자란다거나 또는 귀중한 자원으로 인식되기에는 다소 생소한 감이 들게 마련이다. 우리가 어린시절에 보아왔던 맑고 깨끗한 하천은 이제 어디서도 찾아보기 어렵게 되었다. 수량과 수질의 문제가 심각한 한국의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조금만 가물어도 온 나라가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실정이며, 낙동강·영산강은 치유가 어렵게 되었다. 산업화와 도시화가 동반하고 있는 경제발전은 물의 소비를 엄청나게 증가시켰다. 우리나라의 1인당 강수량은 2천9백㎜로 이는 세계 평균 2만6천8백㎜의 11%수준에 불과하다. 그나마 대부분 여름 한철에 집중되어 호우로 내리기 때문에 짧은 시간내 바다로 유출되고 만다. 따라서 우리는 경제 발전에 소요되는 물의 확보를 위해 1967년 소양강댐 건설을 착수한 이후 수자원관리 정책은 양적 확보에 최우선을 두어 왔다. ○수자원개발환경 악화 그간 많은 노력과 재원을 들여 수자원 개발에 치중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물 사정은 나아지는 것 같지 않다. 그렇다고 모자라는 물을 얻기 위해 양적 확보에만 치중하는 정책은 더 이상 바람직하지 않다. 수자원 개발 환경이 갈수록 악화되어 왔기 때문이다. 댐을 건설할 수 있는 장소는 갈수록 줄어들고 수자원 개발비용은 보상비·건설비 등의 상승으로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폭등했다. 예를 들어 73년도에 건설된 소양강댐에 비해 92년 건설된 주암댐의 경우 물 1㎥생산에 소요되는 비용의 차이는 약 18배에 이른다. 그 뿐만 아니다. 댐건설에는 각종 환경문제가 관련되며 상수원 보호구역 지정 등으로 당해 지역에는 경제활동에 많은 제한이 따르게 마련이며 댐건설에 대한 주민들의 거부반응은 댐건설 자체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 이 모든 것이 가능하다 하더라도 계속 늘어나는 용수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 댐개발을 무한히 늘려갈 수만은 없다. 좁은 국토에서 그나마 쓸만한 땅을 골라 물로 잠식시킬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제 우리의 수자원 관리정책은 그 동안의 양적확대로부터 수요관리 즉, 물절약 정책으로 서둘러 전환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1인당 물 사용량은 하루 3백98ℓ로 국민소득이 월등히 높은 미국과 유럽의 선진국보다 오히려 많은 양이다. 우리보다 수자원 부존량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풍부하고 국민소득도 높은 미국, 일본과 같은 선진국에서 1970년대 이후 물절약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까닭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런데 물절약 정책수단으로서 「물을 아껴씁시다」라는 국민홍보에만 의존하는 것은 옳지 않다. 이는 그 효과의 한계 때문이다. 물절약을 위해서는 마땅히 그 정책의지가 물값을 통해 반영되어야 한다. 수자원 특성상 우리나라는 연중 비가 고르게 내리는 미국과 일본, 유럽 등에 비해 추가적인 댐건설이 필요하며 수자원 개발비용이 상대적으로 많이 소요된다. ○절약홍보만으로 한계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값은 현재 광역상수도의 경우 ㎥당 76.03원으로 이는 생산원가 1백46.33원의 52% 수준이며 외국에 비해서도 낮다. 이렇게 물값이 싼이상 아무리 물 사용을 줄이라 한들 그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물사용량을 줄이는 목적은 단순히 물부족 해결에만 있지 않다. 현재와 같이 마구 사용되는 물은 그만큼 하·폐수량을 증가시켜 하천 수질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1995년의 하폐수량중 약 68%가 각 가정에서 배출하는 생활하수였다. 따라서 물의 과소비는 그만큼 많은 양의 하·폐수 처리시설을 필요로 하며 이에는 많은 재원이 추가로 소요되고 하천수질 악화에 따른 정수처리 비용의 증가를 초래한다. 현재 각가정에서 부담하는 수도료는 하수도료를 포함하여 한달에 약 7천8백원 수준으로 이는 전기료 2만2백원의 38.6%, 통신비 3만5백원의 25.6% 심지어 교통비의 14만4천4백원 5.4%에 불과한 수준이다. ○물가상승효과 미미 수도료가 가계소비지출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낮아 수도료 인상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도 아주 작을 수밖에 없으므로 적정수준의 물값 인상은 물문제 해결을 위해 시급히 요구된다. 그런데 다른 재화와 달리 물은 우리들 삶에 너무도 소중한 자원이다. 이의 관리정책은 먼 미래를 보고 아무리 신중히 다루어도 부족함이 없다. 결론적으로 말해 수량관리의 정책에 있어 공급과 수요는 동정의 앞뒷면과 같아서 어느 한쪽만을 바라보는 것은 현명하지 않다. 수요에다 공급을 맞추는 것은 잘못된 선택이었다. 수요와 공급을 연결시켜 주는 고리가 바로 가격이다. 이제 우리의 수자원 관리정책은 성숙한 물의 수요 관리정책으로 전환되어야 한다. 적정가격, 물 값의 현실화가 우리나라 물 관리정책의 우선과제가 되어야 한다. 물 값의 현실하는 민영화의 길을 재촉할 것이며, 물 자원경영의 이성화·합리화를 재촉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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