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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관 회사채 투자 패턴 바뀐다

신용위험 다소 크더라도 금리 높으면 베팅


저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기관투자가들의 회사채 투자 패턴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금리는 낮아도 신용등급이 높은 안정적인 회사채에 주로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신용위험이 다소 높아도 금리가 높은 회사채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현대중공업(009540)이 실시한 3년물(1,800억원), 5년물(500억원), 7년물(700억원) 회사채 수요예측에 모집금액의 2배에 육박하는 5,700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3년물 청약에는 모집금액의 2배가 넘는 4,100억원이 몰렸고 5년과 7년물도 각각 900억원과 700억원의 자금이 청약을 신청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낸 데다 최근 신용평가사들이 신용등급을 기존 'AA+'급에서 'AA'급으로 한 단계 강등했음에도 불구하고 수요예측 흥행에 성공한 것이다.

현대중공업 회사채 수요예측에 기관들이 베팅한 것은 금리가 매력적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회사채 발행 전 희망 발행금리 최상단을 3년물의 경우 민평금리 대비 0.20%포인트 가산한 수준에서 5년물은 0.25%포인트, 7년물은 0.3%포인트 추가해 제시했다. 보통 AA급 기업들이 회사채를 발행할 때 희망금리 최상단을 민평금리와 동일하게, 혹은 민평금리 대비 0.03%포인트 가산한 수준에서 제시하는 것을 고려하면 희망금리를 대폭 올린 것이다. 이에 따라 현대중공업 회사채 7년물의 금리는 3.1% 수준에서 결정됐다. 최근 저금리 장기화로 A급 회사채 7년물도 2% 후반대에서 발행되는 것을 고려하면 상당히 금리 매력이 높은 것이다.



SK케미칼(006120) 역시 신용등급 하락 이슈에도 불구하고 높은 금리 매력 덕분에 기관들의 러브콜을 받았다. 'A'등급인 SK케미칼은 회사채 발행을 앞두고 신용등급 강등 경고를 받았지만 희망금리 최상단을 3년물, 5년물 모두 민평금리 대비 0.3%포인트 가산한 수준에서 제시해 600억원 모집에 660억원이 들어왔다.

임정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는 신용등급이 하락한 기업의 회사채에는 기관이 투자하지 않았지만 이제는 금리만 더 주면 투자하려는 분위기"라며 "신용문제보다 금리가 투자 집행의 주요 변수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회사채 시장에서 흥행 불패 신화를 기록하고 있던 롯데쇼핑(023530)(신용등급 AA+)은 최근 진행된 수요예측에서 너무 낮은 금리를 제시해 미달이 발생했다. 롯데쇼핑은 5·7년물 각각 2,000억원, 4,000억원 발행을 앞두고 수요예측을 실시했지만 희망금리 밴드 내로 참여한 기관자금은 3,800억원에 그쳤다. 롯데쇼핑의 5년물 개별 민평금리가 신용등급 AAA 5년물과 비슷한 수준이었기 때문이다. 신용등급이 높더라도 금리가 낮으면 기관들이 외면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사례다.

임 연구원은 "최근에는 유통시장에서도 신용위험이 있는 정유 업종 회사채 물량이 소화되고 있다"며 "기관은 한 푼이라도 더 주는 회사채를 찾고 기업은 희망금리를 올려 회사채 발행에 성공하는 패턴이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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