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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수필] 공무원의 신분

鄭泰成(언론인)정년의 길고 짧음이 특히 시비되는 것은 정년제도가 평생고용 및 연공서열과 한묶음이 되어있기 때문이다. 만약 평생고용이 깨어져 연봉계약제가 된다면 정년에는 큰 의미가 없어진다. 연봉제는 임금 계산법의 단순한 변경이 아니라 고용의 계약제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또 연봉제와 더불어 연공서열의 임금체계가 깨어지면 정년에는 큰 의미가 역시 없어진다. 오래 근속할수록 직위와 임금이 거의 자동적으로 오르는 것이 연공서열인데 이 연공서열의 임금체계가 깨어지면 오래 근무했다고해서 임금이 더 오르는것도 아니며 따라서 퇴직금이 더 불어나는 것도 아니다. 무엇보다도 퇴직금제도 자체가 머지않아 사라지기 쉽다. 이렇게 되면 고용하는 쪽에서 정년을 낮추자고 할필요가 없어지며 또 고용된 쪽에서도 정년단축에 기를 쓰고 반대할 까닭이 없어진다. 근자 크게 시비된 교원의 정년단축문제도, 겉으로는 별의별 찬반론이 다 개진되었으나, 실제로는 평생고용과 연공서열의 장단점에 관한 시비였다고 말할 수 있다. 오히려 드러내놓고 평생고용 및 연공서열의 장단점을 정면으로 따지지 않았기 때문에 교원 정년단축 문제의 시비는 변죽만 울린 공허한 시비가 되고 말았다고 말할 수 있다. 물론 공무원의 신분은 민간기업 종사자와는 다른 특수한 신분이다. 그 신분은 법으로 보장되고 있다. 교육공무원도 그렇고 군인 그리고 일반 공무원의 신분도 법으로 보장되어 함부로 목을 자를수 없게 되어있다. 그러나 눈을 돌려 민간쪽을 보면 평생고용의 관행은 이미 옛말이 되어 능력을 기준삼는 연봉계약제로 옮겨가고 있다. 공무원처럼 한번 취직을하면 능력이 있건 없건 또 성과가 크건 작건 때맞추어 승직 승급되며 정년까지 평온하게 지낼수는 없게 되어 버렸다. 하긴 민간은 민간, 공무원은 공무원이라고 따로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나 공무원의 봉급은 다름아닌 민간의 세금으로 지불되는 만큼 민간의 이런 변화에도 불구하고 공무원의 신분이 홀로 초연하기는 어렵다. 그래서 정부개혁 요구가 터져 나온다. 정부개혁은 쉽게 말하면 공무원을 채용하고 일을 시킴에있어 민간처럼 효율을 기하라는 것이다. 교육공무원 정년단축문제는 이런 전반적 정부개혁의 시발이 되어야만 비로소 의미있는 시비거리가 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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