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이 2010 회계연도에 소매영업 부문의 수익감소, 소매영업의 부진을 대체할 사업영역 부재로 실적이 좋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면서 증권업종에 대한 투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소매영업 비중이 낮고 수익 부문이 다변화된 증권사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평가됐다. 동부증권은 21일 "최근 하루 주식거래대금이 10조원에 육박하면서 소매영업 수익증대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커지고 있지만 단기적인 현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라며 "2010 회계연도에 증권사들의 소매영업 수익은 2009 회계연도 대비 10% 이상 감소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증권업종의 투자의견을 중립으로 하향한다"고 밝혔다. 소매영업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하는 근거는 거래대금 회전율(거래대금/시가총액) 하락에 따른 일 평균 거래대금의 감소다. 동부증권은 올해 거대대금 회전율이 낮아지면서 2010 회계연도의 일 평균 거래대금은 7조5,000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2009 회계연도(8조1,000억원)보다 7.4% 감소한 수치다. 거래대금과 회전율이 줄어들면 소매영업 수수료 수익이 전체 수익에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증권사들의 수익감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거래대금 회전율이 하락할 것으로 예측되는 원인은 ▦매매회전율이 낮은 외국인 및 연기금의 거래비중 증가 ▦공모펀드 거래세 부과에 따른 기관의 매매회전율 감소다. 매매의 방향성을 쉽게 바꾸지 않는 외국인의 특성을 고려할 때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외국인들은 국내 주식시장의 비중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도 올해 10조원이 넘는 자금을 주식시장에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 2009년 기준으로 외국인과 연기금의 거래대금 회전율은 각각 115%, 138%로 개인(274%), 투신(267%)보다 낮다. 외국인과 연기금의 비중이 커질수록 전체 시장의 회전율은 낮아질 공산이 크다. 기관 또한 올해부터 공모펀드에 거래세(0.3%)가 부과되면서 주식을 활발하게 사고 팔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증권사 간 소매영업 경쟁 격화로 수익성이 점차 떨어지고 있는 것도 악재로 지적됐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2005년 0.18% 수준이던 시장 평균 수수료율은 2009년 9월 기준으로 0.12% 미만으로 감소했다. 신규 증권사 및 대형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온라인 거래 프로모션 또한 장기적으로 고객 층이 저보수의 온라인 시장으로 집중될 수 있어 부정적인 요인으로 꼽혔다. 이밖에 간접투자시장 위축, 펀드 판매회사 이동제에 따른 수수료 경쟁, 금리상승에 따른 채권운용 손실 전망도 증권 업종의 2010 회계연도 전망에 부정적인 요소로 작용한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신 수익원 발굴, 해외진출, 업종 내 대규모 구조조정 등의 펀더멘털 변화가 이뤄질 때까지는 증권업종 투자에 대한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소매영업 비중이 낮고 다양한 사업 부문에 경쟁력이 있는 업체로 투자 시계를 좁혀야 한다는 조언이 이어지고 있다. 김희준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금융지주와 동양종합금융증권을 추천하며 "두 회사는 소매영업 비중이 낮고 밸류에이션(기업 가치와 비교한 주가 수준) 또한 낮다" 고 평가했다. 한편 김 연구원은 우리투자ㆍ미래ㆍ삼성ㆍ키움증권에 대해서는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낮췄고 대신ㆍ현대ㆍ대우증권은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로 떨어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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