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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폭스바겐 '신형 제타'

"디젤차 맞아?" 중형 세단의 안정감… 소음·진동 확 줄여


폭스바겐코리아는 지난달 꿈만 같은 시간을 보냈다. 5월 한 달에만 무려 1,331대의 차를 팔아 치우며 2005년 법인 출범 이후 사상 최대의 판매실적을 기록했기 때문. 이 같은 성과 뒤에는 지난달 초 출시와 동시에 폭스바겐 전체 판매의 절반에 가까운 645대가 팔려나간 '신형 제타'의 공이 컸다. 특히 이 가운데 504대가 판매된 2.0 TDI 모델은 월간 베스트셀링카 3위에 오르며 'BMW 520d'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과연 신형 제타의 무슨 매력이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게 했을까. 신형 제타를 직접 경험하는 순간 궁금증은 쉽게 해소됐다. 신형 제타는 이미 전세계적으로 960만대 넘게 팔린 폭스바겐의 준중형차 '제타'의 6세대 모델로 내ㆍ외관 디자인은 물론 엔진까지 모두 새롭게 바뀌었다. 신형 제타에는 준중형차를 사면서도 눈높이는 중형세단에 맞춰져 있는 국내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낄 만한 요소가 많다. 먼저 이전 세대 모델에 비해 덩치가 눈에 띄게 커졌다. 기존 5세대 모델에 비해 각각 90mm와 73mm 늘어난 신형 제타의 전장(4,644mm)과 휠베이스(2,651mm)등 외관은 물론 실내공간 역시 한층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공간도 동급 최대 크기인 510리터로 국내 경쟁모델인 쏘나타(464리터)나 K5(436리터)를 압도한다. 특히 공간낭비를 줄이기 위해 거의 직사각형 형태로 설계된 트렁크 내부는 골프백이나 유모차 등 준준형차에는 쉽게 넣기 힘든 짐들도 거뜬히 실을 수 있다. 운전석에 앉아 시동버튼을 누르고 주행을 시작했다. 번잡한 도심을 벗어나 자유로에 올라 속도를 높이자 시속 160km까지 거침없이 내달린다. 가속페달의 느낌은 너무 가볍지도, 그렇다고 너무 무겁지도 않다. 코너링과 급제동 시에도 여느 중형 세단 못지 않게 차체를 안정적으로 잡아주며 민첩한 반응 속도는 운전의 재미를 더해준다. 디젤 세단의 아킬레스건인 소음과 진동이 이전 모델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도 매력 포인트. 가파른 언덕에서도 막힘 없이 올라갈 때 비로소 이 차가 디젤 세단이란 사실을 깨닫는다. 시승차량인 2.0 TDI 모델의 최고출력은 140마력, 최대토크는 32.6kg.m. 토크는 3,500cc급 가솔린 엔진과도 맞먹는 수준이다. 리터당 18km를 달리는 연비와 km당 149g에 불과한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최근의 친환경 트렌드에도 전혀 뒤쳐지지 않는다. 가격은 3,490만원(1.6 TDI 블루모션은 3,190만원)으로 풀 옵션을 장착하면 3,000만원을 훌쩍 넘어가는 국산 중형차와의 가격경쟁에서도 크게 밀리지 않을 듯 하다. 다만 후방카메라나 내비게이션과 같은 편의사양이 없다는 건 감수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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