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상승에 대한 불안심리 확산으로 소비자물가가 급등하면서 보험상품 금리가 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마이너스 금리’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사들이 저축성보험에 적용하는 금리인 공시이율을 다음달부터 잇따라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명보험사들은 현재 5.1∼5.6%의 공시이율을 적용하고 있고 손해보험사들은 5.3∼6.3%의 공시이율을 보험상품에 적용하고 있다. 공시이율은 연금, 종신보험 등 저축성보험에 적용되는 이율로 은행의 예금 금리에 해당한다. 공시이율이 떨어지면 기존 보험가입자는 미래에 지급 받을 보험금이 줄어들게 되며 신규 가입자는 보험료가 인상되는 효과가 있다. 일반적으로 보험에 가입하면 그 달의 공시이율이 1년간 적용되고 이후 1년마다 공시이율이 바뀐다. 공시이율은 은행 정기예금 금리 및 3년 만기 국고채 수익률, 보험사 자산운용 수익률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결정된다. 소비자물가상승률이 지난 5월 4.9%에서 6월에는 5.5%로 가파르게 올랐지만 보험사들의 공시이율은 최근 3~4개월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어 공시이율이 소비자물가상승률에도 미치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물가상승 압력이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같은 추세가 지속된다면 보험상품에서도 손해를 볼 수 있게 된다. 생명보험사의 경우 ING생명(5.1%), 삼성생명(5.1%), 대한생명(5.2%), 교보생명(5.2%), 신한생명(5.3%), 미래에셋생명(5.4%), 흥국생명(5.4%), 푸르덴셜생명(5.4%) 등 대부분의 생보사 공시이율이 소비자물가상승률 5.5%를 밑돌았다. 손보사의 경우 삼성화재ㆍ동부화재ㆍ현대해상ㆍLIG손해보험 등 빅4의 공시이율이 모두 5.3%로 물가상승률보다 낮았으며 메리츠화재와 한화손해보험은 5.5%를 적용하고 있다. 이처럼 물가상승률이 공시이율을 상회하는 역전현상이 나타나면서 보험사들도 상품경쟁력 제고차원에서 공시이율을 상향 조정할 것으로 전망된다. 보험업계의 한 관계자는 “은행들이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 상황에서 시중금리 상승세를 보험상품에 반영하지 않을 수 없다”며 “다음달 공시이율 조정시에는 보험사들이 공시이율을 올릴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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