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영기(사진) 한국금융투자협회장은 "중국 위안화의 기축통화(key currency)화가 예상보다 훨씬 빠르게 진행될 것"이라며 "정부와 자본시장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황 회장은 지난 2일 취임 후 서울경제신문과의 첫 인터뷰에서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출범 등을 미뤄볼 때 위안화가 미국 달러와 함께 기축통화로 자리 잡아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중국 위안화의 급격한 부상으로 세계 금융이 재편되고 있는 만큼 한국도 그 흐름에 올라타야 한다고 했다. 그는 "런던이 국제 금융중심지의 역할을 하는 것은 파운드화가 아닌 유로·달러 때문"이라며 "역외위안화결제센터(CCP)를 국내에 유치해 위안화로 일어나는 아시아권 결제를 우리가 맡는 식으로 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중국은 한국에 진출한 중국 교통은행을 위안화 청산은행으로 지정하는 등 센터 설립을 위한 준비를 진행하고 있다.
황 회장은 이어 국내 증권 및 자산운용 업계도 적극적으로 중국과 협력할 수 있는 분야를 찾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위안화 표시 채권 발행에 국내 증권사가 참여하는 등 우리 투자자들을 중국 시장으로 안내하는 역할을 더 적극적으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앞으로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 중국 국가외환관리국 등에서 한국 증시에 투자하거나 인수합병(M&A) 시장에 진출할 때도 국내 증권사와 자산운용사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황 회장은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의 예를 들며 "중국처럼 국내에서도 모바일·인터넷 전문은행 설립을 적극 검토하고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디지털 문화는 중국보다 우리가 앞서고 있지만 디지털 금융은 중국이 저만치 앞서 가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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