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수입위생조건이 고시되면서 한우 가격이 급락하고 있다.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재개에 불안감을 느낀 일부 축산 농가들이 서둘러 한우를 내다 팔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최근 쇠고기의 대체 수요로 급부상하고 있는 돼지고기 가격은 연일 급등세를 타면서 대형마트에서 삽겹살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30일 농협중앙회에 따르면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정부의 고시가 발표된 지난 29일 한우 수소(600kg 기준)의 산지가격은 353만227원으로 한달 전 가격인 378만6,078원보다 7~8% 가량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2~3년간 가장 낮은 가격으로 광우병 파동으로 쇠고기 소비가 위축되며 한우 가격이 급락했던 지난 2004년 6월의 산지가격 350만원 대에 근접한 수준이다. 한우 암소(600kg 기준) 가격 역시 지난달 448만8,770원에서 12만원 가량 내려간 436만4,968원을 기록했다. 그 동안 소폭의 등락을 반복해오던 한우 송아지 가격도 고시 발표 1주일 전부터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암송아지는 지난 22일 171만5,105원에서 29일 162만8,997원으로 5% 가량 떨어졌고 수송아지도 지난 22일 176만7,387원에서 29일 173만4,395원으로 하락했다. 한우 "더 내리기전에…" 출하 급증
600㎏수소 산지價 353만원 한달전보다 7~8%나 떨어져 농협중앙회 김성호 축산유통부 차장은 “정부의 고시발표로 불안감을 느낀 일부 축산 농가들이 무리를 해서라도 내다팔려고 하다 보니 한우 거래가격이 급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전국 주요 우시장의 거래동향을 보면 정부 고시발표 이후 출하물량이 급격히 늘고 있다. 30일 충북 옥천 우시장에는 5일 전 6두보다 크게 증가한 40두의 한우 암소가 반입됐으며 이 중 거래된 30두의 평균가격은 409만2,000원으로 5일 전보다 16만8,000원이 떨어졌다. 강원 춘천 우시장에서 팔린 한우 암소 가격 역시 5일 전보다 30만원이나 내려간 477만6,000원에 거래됐다. 하루 앞선 29일 전남 강진 우시장에서도 5일 전 28두보다 크게 늘어난 45두의 한우 암소가 거래됐으며 거래가도 5일 만에 24만원이 떨어진 450만원에 결정됐다. 전국한우협회 관계자는 “정부의 고시가 강행되면서 한우 농가들의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며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본격화되는 다음달에는 한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삼겹살 마트서 500g 9,000원 넘어
산지 돼지값도 크게 올라…2년전 최고 가격에 근접 반면 돼지고기 가격은 초강세 행진을 이어가고 있으며 이 영향으로 인기 부위인 삼겹살의 경우 사상 최고치를 뛰어올랐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지난 29일 삼겹살(500g)의 평균 소비자가격(대형마트 평균 판매가격)은 9,000원을 기록, 돼지고기 시세가 가장 좋았던 지난 2006년의 8,612원을 넘어선 데 이어 30일에는 9,020원으로 상승했다. 돼지 산지가격도 큰 폭으로 올라 지난 3월 100kg당 21만원에서 29일에는 32만원으로 뛰었다. 이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던 지난 2006년 6월의 32만4,000원에 근접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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