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소재와 개성 강한 주인공들을 무기로 한 소극장 창작 뮤지컬 세편이 잇따라 무대에 올려진다. 무대 규모나 등장 인물 숫자로 보면 '로미오 앤 줄리엣' '토요일 밤의 열기' 등 해외 대형 뮤지컬에 비할 바가 아니지만 가슴을 따뜻하게 하는 추억의 기억과 이색적인 주제를 전면에 내세워 관객들의 관심을 끌고 있는 작품들이다. 3월6~17일까지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에서 공연하는 '한밤의 세레나데'는 순댓국집 좁은 다락방에서 벌어지는 추억 여행을 소재로 하고 있다. 잘 다니던 회사 때려 치우고 순댓국집 골방에서 인터넷 라디오 사이버자키(CJ)를 하는 33살 노처녀 지선의 이야기가 구수하고 은은한 70년대 포크 송에 실려 관객들에게 옛 추억을 떠올리게 한다. 순댓국집 사장인 어머니와 매일 티격태격하는 지선이는 인터넷 방송 도중 감전사고를 당하면서 어머니의 처녀시절로 과거 여행을 떠난다. 지금은 순댓국집 주인이지만 알고 보니 지선 어머니도 한 때는 톱 스타를 꿈꾸던 가수 지망생. 아버지와 듀엣을 이뤄 카페 '세시봉'에서 포크 송을 부르기도 했지만 막 인기를 끌 무렵 아버지가 교통사고를 당해 졸지에 과부 신세로 전락해 딸을 위해 순댓국집을 차렸다. 줄거리는 비교적 단순하지만 70년대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시장 뒷골목 풍경과 귀에 친숙한 포크 송 리듬이 작지않은 재미를 안겨준다. '거울공주 평강이야기'의 작곡가 노선락이 곡을 썼고 '골목골목뮤지컬 빨래'에서 연기했던 오미영이 극작과 연출을 맡았다.1544-1555 3월20일 동숭아트센터에서 개막하는 '컨츄리보이 스캣'은 뮤지컬 공모전인 '창작뮤지컬 쇼케이스' 를 거친 작품. CJ엔터테인먼트가 2005년 벌인 쇼케이스에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뮤지컬이기도 하다. 악보도 볼 줄 모르지만 마음 가는 대로 노래를 부르는 바닷가 마을 한 소년의 성장기를 스캣이라는 이색적인 소재와 함께 엮었다. 가사 대신 아무 뜻 없는 의성어나 음절만으로 노래하는 창법인 스캣이 관객들의 어깨를 들썩이게 한다. 눈길 끄는 인물은 아역 탤런트 출신 뮤지컬 배우 김수용. 한 때 안방 극장을 달아오르게 했던 드라마 '간난이'의 아역배우로 친숙하지만 '헤드윅''뱃보이''렌트' 등 뮤지컬 무대에서 활동하며 뮤지컬 배우로 변신했다. 뮤지컬 흐름을 이끌어가는 '양만춘 밴드'도 독특한 이력으로 주목 받고 있다. 밴드 이름은 당 태종 이세민의 대군을 물리쳤다는 고구려 안시성주 양만춘의 이름을 딴 한국형 구축함 '양만춘함'에서 따왔다. 이 뮤지컬을 위해 결성된 해군홍보단 출신들이 뭉쳤다.(02)501-7888 3월 16일 서울 홍대앞 전용관에서 막을 올리는 래퍼스 파라다이스는 힙합과 랩이 소재다. 힙합계에선 전설이 된 가수 투팍(2PAC)과 노토리어스 비아이지(Notorious BIG)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힙합의 단골 주제인 90년대 미국 LA 중심의 서부 힙합과 뉴욕을 근거로 하는 동부 힙합의 대결과 화해 과정을 그렸다. 실제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팩션(factionㆍ허구적 실화)' 뮤지컬. 힙합 가수 '가리온'의 MC 메타와 나찰, 3인조 힙합그룹 '부가킹즈'의 래퍼 주비트레인 등이 무대에 오른다.(02)3445-10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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