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산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제 유가(두바이산 기준)가 배럴당 110달러를 돌파하면서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하는 등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당장 비상이 걸린 곳은 항공업계다. 유류비가 전체 영업비용 가운데 30~40%를 차지하는 항공사는 기름값 상승이 수익성 저하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유가가 배럴당 1달러 오를 때마다 연간 130억~150억원의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이에 따라 항공업계는 단축항로 개발과 가연료 탑재 억제 등 연료절감을 위한 다양한 대책을 내놓고 있다.
해운업계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연료비가 톤당 100달러 오르면 5,000TEU(1TEU=20피트짜리 컨테이너 한 개)급 컨테이너선 1척당 추가 비용은 연간 390만달러를 넘어선다. 한진해운ㆍ현대상선 등 주요 해운사들은 상대적으로 기름값이 저렴한 지역에서 연료를 급유하고 선박 운항시 항로별 경제속도를 적용해 연료 소비량을 최소화하고 있다.
수출 비중이 높은 자동차와 전자업종도 고유가에 따른 원가 상승과 수요 감소를 우려하고 있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자동차 소비가 위축되는 상황에서 기름값 고공행진이 계속될 경우 향후 신차 수요마저 줄어들 수 있기 때문. 이에 현대ㆍ기아차는 차체 경량화와 함께 직분사엔진 및 다단변속기 개발 등 연비 개선에 박차를 가하는 한편 하이브리드차와 전기차 개발을 앞당길 계획이다. 전자업계는 유가 급등세가 물류비와 원재료비 상승을 부채질하지 않을까 예의주시하며 단계별 시나리오를 수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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