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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100세 시대] 짧아진 노후준비 기간·물가 상승률 등 고려… 기대수익률 높은 자산 비중확대 필요


중국 송나라 때 한 농부가 어느 날 밭을 갈고 있었다. 밭 가운데는 나무 그루터기가 하나 있었는데 마침 지나가던 토끼가 거기에 부딪쳐 죽고 말았다. 뜻하지 않은 토끼를 얻게 된 농부는 그 다음날부터 밭은 갈지 않고 또 다른 토끼를 얻을 요량으로 나무 그루터기만 지켰다. 하지만 그는 다시는 토끼를 얻을 수 없었다.

지나간 것 혹은 특정 일에 얽매여 새로운 상황에 대처하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표현할 때 주로 사용하는 '수주대토(守株待兎)'의 유래다. 농부는 그루터기를 지키는 것과 같은 어리석은 방법이 아니라 현실적인 방법을 강구해 또 다른 토끼를 잡기 위해 노력하거나 아니면 농부라는 본분으로 돌아가 다시 밭을 갈아 다가올 겨울을 대비했어야 했다.

최근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은퇴와 노후준비 시장을 보면 이 고사성어가 주는 교훈을 떠올리게 된다. 그루터기에 앉아서 토끼를 기다리는 것과 같은 구시대적인 방법으로는 더 이상 노후를 준비할 수 없는 환경이 되고 있는 것이다. 단적으로 우리나라 국민의 대표적 노후준비 수단인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2000년 이전만 해도 70% 수준이었다. 2000년 이전에는 월급의 70% 정도를 은퇴 이후에도 연금으로 받을 수 있었다는 의미며 국민연금 하나만 착실히 준비해도 어느 정도 안정적인 노후가 가능했다는 얘기다. 하지만 소득대체율이 이후 계속 낮아지면서 지금 30ㆍ40대가 연금을 받게 되는 2028년 이후에는 40% 수준까지 낮아지게 된다. 더 이상 국민연금만으로는 안정적인 노후생활이 불가능한 상황이 온 것이다.



비단 국민연금이 아니라 최근의 은퇴와 노후준비를 위한 투자환경을 봐도 나날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일례로 첫 직장을 구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점점 늘어나면서 취업시기가 점점 늦어지고 있다. 이는 그만큼 노후를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짧아졌음을 의미한다. 여기에 결혼의 시기가 1990년보다 현재는 남녀 모두 4년 이상 늦어지며 자연스럽게 첫 출산시기도 늦어져 이미 첫 출산시기가 30세를 넘어섰다. 이는 은퇴직전까지 양육의 부담에서 벗어나지 못함에 따라 그만큼 은퇴준비는 더 소홀하게 됐음을 의미한다.

어렵게 시작하는 만큼 노후준비는 보다 효율적일 필요가 있다. 효율적이라는 단어는 여러 가지로 해석이 가능하지만 그 중 하나가 좀 더 공격적인 포트폴리오 운용이 필요하다는 의미도 있다. 우리나라 가계의 금융자산 중에서 평균적으로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예금, 보험, 채권 등 소위 안전자산의 비중을 줄이고, 기대수익률이 높은 주식형펀드와 같은 공격적 자산의 비중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5%도 채 되지 않는 수익률을 가진 이들 안전자산 중심의 포트폴리오로는 연일 오르는 물가상승률조차 따라가기 버거운 것이 현실이다. 자산의 실질가치 보존과 짧아진 노후준비 기간 등을 고려하면 기대수익률이 높은 자산의 비중확대가 필요한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 국민연금의 주식투자 비중이 불과 10여년 사이에 5% 수준에서 23% 수준까지 상승한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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