싹쓸이하던 中관광객들 카카오톡으로…
中 관광객 쇼핑 스마트해졌네인터넷으로 상품 검색… 카톡으로 주문 확인…트위터로 상품정보 제공… 온라인 배송시스템…쓸어 담는 대량 구매서 SNS등 활용 미리 확인사은품·세금환급도 챙겨
김희원기자 heewk@sed.co.kr
김상훈기자 kch25th@sed.co.kr
박윤선기자 sepys@sed.co.kr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이 스마트하게 진화하고 있다. 예전에는 사전정보 없이 매장에 들러 직원이 추천하는 물건을 대량으로 쓸어 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원하는 제품을 인터넷이나 스마트폰으로 미리 확인하고 구매하는 똑똑한 쇼핑이 늘어나고 있다. 특히 사은품ㆍ세금환급을 빠뜨리지 않고 챙기는 등 ‘통 큰 중국인’에서 ‘꼼꼼한 중국인’으로 변화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스마트마케팅 전략을 세워 중국 관광객 잡기에 나섰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톡 등 스마트폰이나 인터넷을 통한 쇼핑 정보를 적극 활용하는 중국 관광객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 이날 서울의 한 대형 백화점에서 만난 중국인 허우(32)씨는 “쇼핑을 위해 한국을 자주 찾는다”며 “스마트폰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확인하고 한국 백화점 매장에 전화해 상품을 예약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좋아하는 한국 백화점 패션브랜드의 매니저가 ‘신상품이 도착했다’며 스마트폰으로 사진과 자료를 보내준다”고 덧붙였다.
피부에 직접 바르는 화장품이나 건강식품의 경우 원하는 제품을 미리 중국어 홈페이지를 통해 알아보고 오는 것이 일반적인 풍경이 됐다. 요즘은 중국어 홈페이지에서 본 물건을 인쇄해와 그대로 달라고 하는 중국인 관광객들도 많아졌다. 차현숙 신세계 본점 정관장 매니저는 “한국인보다 더 자세히 정보를 알고 오는 경우가 많다. 쉽게 알 수 없는 세세한 등급이나 정확한 품명을 검색해보고 구매하러 온다”고 말했다. 중국인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모레퍼시픽 화장품 브랜드인 설화수의 박지희 사원은 “중국인들이 여전히 통 큰 고객이기는 하나 예전보다 꼼꼼해졌다”며 “매장에서 이것저것 발라보기도 하고 샘플도 챙겨간다”고 전했다.
● 유통업계도 스마트 마케팅 '화답'
트위터로 상품정보 제공…온라인 배송시스템…
유통업계도 중국인 관광객들의 스마트한 변화에 발맞춰 스마트마케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微博)’에 글을 올리는 중국인 ‘트위터 기자단’을 운영하고 있다. 방한하는 중국인들이 트위터를 통해 현대백화점 상품정보를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다.
이경훈 현대백화점 홍보팀 주임은 “일방적인 홍보보다 중국인 관광객에게 알짜 관광정보를 제공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주요 관광지의 맛집 등을 올리는데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현대백화점 측은 몇 가지 개선점을 보완해 웨이보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똑똑한 중국인 쇼핑객들은 면세점보다 백화점에 와서 세금환급을 받고 덤으로 백화점 판촉할인 행사의 혜택까지 누린다. 신세계백화점 본점은 세금환급을 받으려는 중국인 고객들의 편의를 위해 1층에 외국어 서비스와 세금환급 부스를 운영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 패션 브랜드 ‘오브제’ 매니저인 김희경씨는 한번 매장을 찾으면 1,000만원 넘게 쓰고 가는 중국인 VIP를 위해 특별한 서비스를 하고 있다. 김씨는 “스마트폰의 카카오톡으로 사진과 함께 신상품 출시 스케줄 정보를 보내주면 이를 받은 중국 고객이 매장으로 직접 전화해 다음 방문 때 구입할 수 있도록 상품을 예약한다”고 자신만의 고객관리 비법을 귀띔했다.
현대홈쇼핑이 운영하는 온라인 종합 쇼핑몰 현대H몰은 국내 최초로 중국계 카드사인 은련카드 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은련카드는 중국 내 유일한 은행카드 통합 브랜드로 약 24억장이 발급돼 있으며 2010년 한해 동안 약 1,800조원의 이용실적을 올렸다. 윤두석 현대H몰 홍보팀 선임은 “현재 현대H몰에 가입한 중국인 고객은 4,000명 정도이며 지난해 12월 6,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 아직은 부족한 점이 많지만 앞으로 늘어날 중국인 고객들을 유치하기 위해 서비스를 개선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권해 현대홈쇼핑 회계재무팀장은 “현재 국내에서 외국인등록번호를 발급받은 중국인에 한해서만 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향후 현지의 중국인들도 온라인 상품 주문 뒤 배송 받을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나갈 것”이라며 “연평균 30%씩 성장하고 있는 중국 내 전자상거래시장으로 판로를 확장해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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