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0~70년대 개발경제 시대에 자리를 잡은 대기업들을 중심으로 한 기업간 서열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증시에서도 신생기업이 대박을 터뜨릴 가능성이 크게 줄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26일 한국투자증권은 보고서에서 국내 증시에서 시가총액 1조원 이상 기업들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22일 기준으로 유가증권시장 및 코스닥시장에서 시총 1조원을 넘는 종목은 108개로 집계됐다. 이들 기업의 설립연도를 분석한 결과 60년대 이전이 28개, 60년대는 31개로 나타났고 70년대에 설립된 기업 수는 25개였다. 반면 80년대에 설립된 기업은 14개, 90년대는 9개에 그쳤으며 2000년대 설립돼 시총 1조원 클럽에 가입한 기업은 현대차 계열의 글로비스 단 1개에 불과했다. 특히 97년 외환위기 이후 설립된 시총 1조원 이상 기업은 글로비스와 미래에셋ㆍNHNㆍ강원랜드 등 4개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재벌그룹 계열사인 글로비스나 정부규제산업을 영위하는 강원랜드를 빼면 독자적으로 주식시장에서 높은 평가를 받은 기업은 사실상 2곳에 그쳤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90년대 이후에 설립된 기업이 상장사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40%에 달하는데다 2003년 이후 4년째 증시 강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이 같은 점을 감안할 경우 90년대 이후 설립된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작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어 “한국 경제가 역동성을 잃어가면서 새로운 종목이 부각되기 힘든 구조가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런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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