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문조사로 본 2013년 국내 기업의 경영전략은 원화 강세, 고유가, 저성장 등 '2고 1저'의 어려운 환경에서도 공격적 경영의 고삐를 놓지 않겠다는 것으로 요약된다. 동시에 매출 증대보다 수익성 향상과 비상경영 체제 유지 등에 중점을 둬 내실경영에 주력한다는 계획이다.
현대경제연구원 관계자는 "공격경영과 내실경영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는 것이 이번 2013년 경영전략에서 눈에 띄는 점"이라며 "투자 회복 기대감이 있지만 동시에 불안감도 상존해 있다며 새 정부가 이 같은 기업의 심리를 잘 읽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2고 1저, 그래도 투자ㆍ경영목표 상향 조정한다=주요 기업이 보는 올해 경영환경 전망은 녹록지 않다. 우선 원화 강세다. 손익분기점 환율을 묻는 질문에 1,000원이 40%, 1,050원이 25% 등으로 65%가 1,000원대 초반으로 꼽았다. 그러면서 이들 기업은 76.6%가 올해 예상 환율을 1,001~1,100원으로 꼽았다. 사실상 2013년 환율이 손익분기점에 근접할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고유가ㆍ저성장도 피할 수 없다는 게 기업의 공통된 지적이다. 유가는 배럴당 100달러 미만으로 응답한 기업이 고작 11.1%에 불과했다. 100달러 이상, 심지어는 120달러도 예상하고 있다. 국내외 성장률 역시 3%대 초반이 대다수였다. 자금시장 여건 역시 현상 유지나 악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78.6%에 달했다.
이런 가운데 투자ㆍ매출ㆍ영업이익 목표치는 상향 조정했다. 올해 매출목표를 지난해 대비 상향할 것이라는 응답이 79%에 달했다. 실제로도 이번 설문조사를 진행한 기간인 6일 LG그룹이 사상 최대인 20조원 투자 계획을 발표했고 다른 주요 그룹도 투자 확대 기조를 세우고 구체적 계획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설문에서 기업은 영업이익 역시 현상 유지(37.1%), 상향(59.7%) 등으로 96.8%가 긍정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최우선 경영전략은 '수익성 향상'=공격적 경영을 표방했지만 올해 기업활동에서 가장 우선하는 것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에서는 다소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매출 증대(10.9%), 인수합병(M&A) 등 신사업 진출(6.3%) 등의 비중이 적었다. 반면 수익성 향상(59.4%), 비상경영 체제 유지(21.9%) 등 보수적 색채가 짙었다. 앞서 경기 부진이 시작된 2012년 조사에서는 수익성 향상 비중이 52.3%를 차지했다.
조사 대상 기업 가운데 82.1%인 여덟 곳 이상이 지금이 신사업을 발굴하고 추진할 때라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경영전략 우선순위에서는 수익성이 1위를 차지한 것이다. 아울러 연구개발을 제외한 순수 시설 투자 규모에 대해서는 올해 지난해보다 증가시키겠다는 비중이 39.7%에 불과했다.
임희정 현대경제연구원 박사는 "결국 키 포인트는 이 같은 기업의 불안심리를 어느 정도 해소해주느냐가 될 것"이라며 "우리 기업이 올해 세운 경영목표를 계획대로 달성하는 데 필요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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