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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종기업 퇴조' 세계적 추세

내수시장 의존하는 '안방강자' 해외시장 적응 못해 성장정체<br>미래 내다본 글로벌전략 필요


글로벌 경쟁이 가속화되면서 토종 브랜드의 위축이 국내는 물론 전세계적인 흐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로컬(Local) 강자들이 저가격, 차별화, 성장 등 3대 함정에 빠져 퇴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LG경제연구원은 4일 ‘로컬 강자가 위협 받고있다’라는 보고서에서 “지난해말 대표적인 벤처 신화로 꼽히던 팬택앤큐리텔이 메이저 업체와 규모 게임에서 열세에 밀려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등 내수를 기반으로 한 제조업체들이 위축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전세계적으로도 휴대폰 사업의 경우 노키아, 모토로라, 소니 에릭슨, 삼성, LG 등 5대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계속 상승하면서 유럽, 일본, 중국 로컬 브랜드의 시장점유율이 떨어지고 있다”며 “평면TV 사업에서도 미국과 중국 등의 로컬 브랜드 약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그 이유로 우선 ‘저가격의 함정’을 지적했다. 손민선 선임연구원은 “휴대폰, TV 등 소비자 취향이 전세계적으로 유사한 시장에서 로컬 기업은 글로벌 업체에 비해 낮은 가격에 집중하고 있다”며 “기술, 브랜드 등 미래 투자에 소홀해지면서 저가 시장을 벗어날 수 없는 구조로 굳어지기 쉽다”고 설명했다. 또 ‘차별화의 함정’과 관련, “로컬 강자들의 경우 제품 기능과 디자인이 내수시장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글로벌 시장 관점에서 표준화되기 어렵다”면서 “결과적으로 해외시장에 적용하지 못해 성장이 정체되는 현상도 발생한다”고 말했다. 연구원은 ‘성장의 함정’에 대해 “로컬 업체들이 단숨에 세계시장으로 성장을 위해 다른 브랜드를 인수하는 경우 재무적 타격이 클 뿐 아니라 역량 부족으로 오히려 역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레보노가 인수한 IBM, 벤큐가 인수한 지멘스처럼 중국 업체에 인수되는 순간 브랜드 이미지와 시장 점유율이 오히려 급락한 게 대표적인 사례라는 지적이다. 연구원은 “국내 시장도 ‘한국적’ 장벽에 의지하기에는 글로벌화의 속도와 위력이 너무 거세다”며 “눈앞에 보이는 작은 시장 기회를 좇기보다는 먼 미래를 바라본 글로벌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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