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 경제가 갈수록 피폐해지고 있다. 지난해 천안함 사태 이후 남한과의 교역이 사실상 중단되면서 중국에 대한 무역의존도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고, 정치불안 탓에 통화가치는 지난해 12월 이후 두 배 가까이 폭락했다. 6일 한국개발연구원(KDI)이 발간한 ‘북한경제 동향 및 평가’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북한의 전체 교역(60억8,500만달러ㆍ남북교역 포함)에서 대중 무역(34억6,600만달러)이 차지하는 비중은 56.9%로 2009년의 52.6%에 비해 높아졌다. 올해 들어 4월까지 북한의 대중교역 규모는 14억2,900만달러로 전년 동기에 비해 2배 가량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올해 대중 무역 의존도는 지난해보다 더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북한은 중국으로부터 주로 연료와 기계류, 전기기기 등 공산품을 수입하는 반면 무연탄 등 외화벌이 용도의 지하자원을 대부분 수출했다. 북한의 대중수출에서 지하자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70%, 올해의 경우 4월 현재 72.4%로 높아지고 있다. 단일 품목으로는 최근 가격이 가파른 상승세에 있는 무연탄이 전체 대중국 수출의 44.3%(4월 현재)에 달했다. 북한의 대중국 무역의존도 심화는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등으로 남한과의 교역이 크게 제한되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한국은 중국에 이어 북한의 2대 교역국(31%)이다. 김상기 KDI 전문위원은 “지난해 우리가 취한 ‘5.24 대북제재조치’가 유지되는 한 북한의 대중국 의존도는 심화될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통화가치는 한반도에서 군사적 긴장이 심화되고 북한 내부의 경화부족 사태가 심각해지면서 지난해 12월 이후 현재까지 2배 가까이 떨어졌다. 환율은 지난해 12월 기준 달러 당 1,750원에서 지난 2월 3,100원으로 급등했다가 6월 현재 2,800~3,150원대에서 움직이고 있다. 환율급등 여파로 북한의 대표적인 시장 물가인 쌀값은 지난해말 ㎏당 1,100원에서 6월 현재 2,000원으로 2개 가량 급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KDI는 “무연탄 등 지하자원의 과다한 수출은 동절기 에너지 부족현상을 야기하고, 환율급등은 전반적인 식량가격 급등으로 이어져 주민들의 삶에 깊은 주름살을 드리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