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1ㆍ4분기 경제 성장률이 전분기 대비 1.3%에 그치면서 1년 만에 최저치로 내려앉았다. 유가 급등으로 교역조건이 나빠지면서 실질 무역손실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고 국내총소득(GDI)도 1년 만에 줄어들어 체감경기는 한겨울에서 벗어나고 있지 못함을 반영했다. 정부는 이처럼 경기지표가 1년 만에 내림세로 돌아서면서 사실상 더블딥(일시 상승 후 재하강) 상황을 맞았음에도 올해 5% 성장률 달성에 문제가 없다고 재확인했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1ㆍ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ㆍ속보치)’을 보면 1ㆍ4분기 GDP는 전분기보다 1.3% 늘어나는 데 그쳐 지난해 1ㆍ4분기(0.5%) 이후 1년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한 GDP 증가율은 6.2%로 지난 2002년 4ㆍ4분기의 7.5%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당시 증가율이 6분기 만의 최저치인 2.7%에 머물렀던 데 따른 기저효과 덕분이라는 점에서 큰 의미를 부여하기 힘들다. 항목별로 보면 민간소비는 전분기 대비 1.2% 증가하면서 선전했지만 설비투자는 0.7% 감소해 2004년 4ㆍ4분기(-0.9%) 이후 가장 나빴다. 유가 급등과 비자금 수사 등으로 기업 환경이 얼어붙은 점을 감안하면 투자부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특히 반도체 등 주력 수출품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질 무역손실액이 16조3,879억원으로 전분기(13조9,271억원)를 넘어서면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이로써 실질GDI도 전분기보다 0.1% 감소했다. 조원동 재경부 경제정책국장은 이날 오후 브리핑에서 “유가와 환율 상황이 악화되고 있지만 경제 전망치를 바꿔야 할 정도는 아니며 5% 성장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혀 경기전망을 수정할 계획이 없음을 재확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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