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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경영은 미덕 아닌 생존전략"

상생경영<br>상생협력연구회 지음, 김영사 펴냄


사실상 멸종된 것으로 알려진 한국산 호랑이. 먹이 사슬 꼭대기에 앉아 있는 숲속의 왕이 왜 비극적인 멸종으로 치닫게 됐을까. 생태학자들은 종 자체의 경쟁력 문제보다는 먹이 사슬의 파괴 탓이라고 설명한다. 마구잡이 벌목으로 숲이 훼손돼 토끼와 사슴이 줄면서 먹이 사슬 정점에 있던 한국산 호랑이는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 기업계도 마찬가지다. 제 아무리 빠르고 강한 기업이라도 핵심 부품에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는다. 자동차 산업 전문가인 존 고스만은 "21세기 자동차 시장은 완성차 업체끼리의 경쟁이 아니라 이들이 가지고 있는 공급 사슬 대 공급 사슬의 경쟁"이라고 말한다. 일본 도요타 자동차가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하는 이유 가운데는 제품 개발 단계부터 완성 때까지 부품업체들과 긴밀하게 협력하는 시스템을 빼 놓을 수 없다. 세계 최고의 글로벌 자동차 회사의 경쟁력은 하청업체와의 관계에 의해 결정된다는 얘기다. 국내 기업계에서 그동안 그저 미덕의 차원에서 다뤄진 상생이란 개념이 생존 전략으로 떠오른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올 초 재계 총수들이 모여 상생 협력 간담회를 벌였고 이를 계기로 7월에는 학계, 경제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상생협력연구회가 꾸려졌다. 국내 경영학의 최고 원로로 꼽히는 윤석철 한양대 석좌교수와 이종욱 서울여대 교수, 김기찬 카톨릭대 교수, 김수욱 서울대 교수, 찰스 파인 미국 MIT교수, 존 폴 맥더피 미국 와튼스쿨 교수, 후지모토 다카히로 동경대 교수 등 쟁쟁한 학자들이 집필진으로 참가했다. 저자들은 국내외 유명 기업들에서 수집한 성공사례를 바탕으로 상생 경영의 성과와 글로벌 성장 전략으로서 상생 협력의 가능성을 논의하고 있다.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 구본무 LG그룹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우리 재계의 대표적인 경영자들이 직접 쓴 추천사가 눈길을 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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