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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박센서+모바일제품' 애플은 되는데 우리는 왜?

■ 전경련 '암덩어리 규제' 94개 개선과제 건의<br>면세한도 400달러 19년째 제자리<br>국세 지방세 등 증권사선 수납 못해

사진출처=갤럭시S5 공식사이트


삼성전자는 심박센서가 탑재된 갤럭시 S5의 글로벌 론칭을 다음달 11일로 계획하고 있다. 정밀한 심박수 측정을 통해 지속적인 건강관리를 가능케 하는 획기적인 제품이다. 하지만 어쩌면 국내 소비자들은 이 신제품을 세계인과 동시에 접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문제는 심박센서가 탑재되면 의료기기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돼 별도로 허가를 받아야 한다는 점이다. 그러나 의료기기는 통상 인허가를 받는 데 최소 반년 이상 소요되기 때문에 허가를 기다리다가는 급변하는 시장의 수요변화를 충족하기 어렵다. 결국 삼성전자는 동일한 규제에서 자유로운 애플 등 해외 경쟁사와의 시장선점 경쟁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지난 2004년 LG전자는 휴대폰으로 혈당을 측정하는 '당뇨폰'이 개발했지만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에 사업을 포기하기도 했다.

서비스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규제는 이뿐만이 아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12일 서비스 산업 활성화를 위한 94개의 규제개선 과제를 관련부처에 건의했다고 밝혔다. 이번 규제개선 건의는 △보건 △의료 △문화 △관광 △금융·보험 등 5개 분야에서 이뤄졌다. 이번 조사에서 전경련은 대표적 서비스 산업 규제 유형으로 신사업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 시대에 맞지 않는 불합리하거나 낡은 규제, 법률 간에 상충되는 규제, 타 산업과의 융합을 저해하는 규제 등을 지목했다. 고용이 전경련 규제개혁팀장은 "정부가 제시한 고용률 70% 달성을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활성화가 필수적"이라며 "창조경제 시대에 부응하도록 서비스 산업의 신사업 창출을 저해하거나 낡은 규제, 타 산업과의 융합을 저해하는 규제들이 시급히 개선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세부 규제유형을 보면 신사업 창출을 가로막는 규제가 적지 않다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은행·증권사 등 금융투자업자들이 추진중인 전자문서 업무다. 최근 정보통신 발달로 태블릿PC를 이용하여 지점외부에서 계좌개설 및 상품가입이 가능한 전자문서업무를 신규 사업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은행, 증권사 등의 전자문서업무는 방문판매법의 규정에 구속받게 된다. 방문판매법이 적용되면, 외부에서 금융투자상품을 가입한 고객이 상품이 마음에 들지 않을 경우 2주내 상품 철회가 가능하다. 가입 후 2주 내에 손실이 나서 고객이 계약을 철회하면 증권사가 손해를 보고 원금을 돌려줘야 하므로 전자시스템을 이용한 상품영업에 애로를 겪고 있다. 반면 보험업계는 테블릿PC로 계좌개설, 상품가입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방문판매법 적용을 받지 않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시대와 동 떨어진 규제도 적지 않다. 앞서 지적한 외국환 거래 규정은 대표적인 사례 가운데 하나다. 아울러 해외 여행자 1인당 면세금액도 낡은 규제라는 것이 전경련의 설명이다. 현재 해외 여행자 1인당 면세금액은 1996년에 정해진 400달러 이하다. 그 동안 1인당 국민 총소득은 81%, 소비자물가는 68% 상승 했지만 면세한도는 수 십년 간 변화 없이 유지되고 있는 것이다.

설상가상으로 법률간 상충되는 규제도 서비스 산업의 발전을 가로 막고 있다. 대표적인 것인 자본시장법과 세법이다. 현행 자본시장법은 금융투자사에 국세 및 지방세를 납부할 수 있는 근거규정이 있다. 그러나 국고금관리법과 지방재정법은 금융투자사를 국세 및 지방세 수납기관으로 지정하고 있지 않다. 증권사 지점에 내점한 고객이 국세 및 지방세와 일반지로요금 수납을 의뢰할 경우 지로요금은 수납이 가능하나, 국세 및 지방세는 수납이 불가능 하다.

산업 간 융합을 가로 막는 규제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전자와 의료, IT와 금융 등 산업간 융합이 활발히 일어나고 있는 데 정작 개별 법안 별로 이들 산업을 규제하면서 신사업 창출을 가로 막고 있다는 지적이다. 현행 규젱에 따르면 IT 기기와 연결되는 단순 자가 측정용 기기도 의료기기 제조업 허가를 따로 받아여 한다. 인허가 절차가 까다롭다는 의미다. 특히 기존 공산품과 결합된 의료기기의 경우 완제품 생산을 단말 제조라인에서 시행할 경우 공장 전체가 의료기기 제조인증을 받도록 돼 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제조 공장 전체가 의료기기 인증을 받는 것이 사실상 쉽지 않다"며 "결국 의료 기기와 기존 공산품의 결합 제품을 내놓을 때 각각의 기관에서 중복적으로 인허거 절차를 밟아야 하는 것이 현실이다"고 토로했다.

빅 데이터 산업도 규제로 고총을 겪고 있다. 현행 규정은 위치 정보사업자와 위치 기반서비스 사업자는 개인의 위치 정보를 수입·제공할 수 있으나 개인 등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위치 정보 수집과 분서 시 위반 소지가 있다 보니 신규 사업 서비스 개발이 쉽지 않는 것이 현실이다.

고용이 전경련 팀장은 "이들 규제 외에도 서비스 산업 발전을 가로 막는 규제가 적지 않다"며 "내수 시장 육성을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 발전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위해서는 이같은 규제의 과감한 철폐와 개선이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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