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들어 주가연계증권(ELS)의 조기상환이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동안 묶였던 자금이 풀리면서 침체된 ELS 시장이 회복세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달 ELS의 조기상환 금액이 2조715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5월(2조9,954억원) 이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ELS 조기상환 금액은 올해 1~3월에는 매월 4조원을 넘었지만 6월 이후 급격히 감소했다. 6월에는 5,387억원에 그쳤고 7월(3,970억원)과 8월(5,014억원)에도 1조원에 못 미쳤다.
이달 들어 ELS의 조기상환이 늘어난 것은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겠다고 밝히면서 우리나라를 비롯해 미국ㆍ홍콩 증시가 상승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ELS의 경우 코스피200지수와 홍콩 항셍중국기업지수(HSCEI),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지수형 상품이 많아 우리나라와 중국ㆍ미국의 증시가 회복세를 나타내면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한다. 특히 지난 5월 이후 발행한 ELS는 HSCEI가 약세를 보이며 조기상환의 발목을 잡았는데 HSCEI가 이달 들어 9,000포인트대에서 1만500포인트를 넘어서며 조기상환 요건을 충족한 것이다. 글로벌 경기회복 기대감으로 조선ㆍ화학업종이 크게 오르면서 대우조선해양ㆍLG화학 등을 기초자산으로 한 종목형ELS의 상환도 크게 증가하는 상황이다.
하철규 우리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차장은 "지난 6월 미국이 양적완화를 축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면서 우리나라와 홍콩 증시가 약세를 나타냈고 이에 따라 ELS는 3개월 동안 조기상환이 거의 없었다"며 "이달 미국 연방공개시장회의(FOMC) 이후 안도감으로 신흥시장 주식시장이 강세로 전화된데다 한동안 부진했던 조선ㆍ화학업종이 회복되면서 조기상환이 급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기상환이 크게 늘면서 ELS 시장도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ELS는 최근 3개월 동안 발행량이 급감한데다 공모발행 취소도 증가하며 극심한 침체를 나타냈다. 하지만 ELS시장의 특성상 조기상환이 늘어나면 발행도 점차 증가한다. 조기상환된 자금이 신규 ELS 투자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하 차장은 "최근 3개월 동안 신규 공모에 유입되는 자금이 거의 없었는데 이달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며 "ELS 상품을 신규로 공모하면 하루에도 수십억원의 금액이 흘러들어온다"고 설명했다.
이재문 삼성증권 SNI서울파이낸스센터 지점장은 "최근 ELS의 조기상환이 많아지면서 ELS에 재투자하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며 "지수형 ELS 위주로 투자자의 관심이 증가하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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