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하함에 따라 시중은행에 이어 저축은행까지 13일부터 정기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내린다. '고금리의 상징'이었던 저축은행까지 이처럼 비교적 큰 폭으로 수신금리를 내리면서 '정기예금 3% 시대'는 금융권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다.
특히 일부 시중은행의 경우 정기예금 금리가 우대금리를 제외할 경우 1% 후반까지 추락하게 돼 이자소득자들의 고통이 더욱 가중되고 있다.
12일 금융계에 따르면 저축은행들이 이번주부터 정기예금(1년 만기) 금리를 0.3%포인트가량 인하한다. 대형 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월요일(13일)부터 정기예금과 적금 금리를 낮출 계획"이라며 "다른 중소형 저축은행들도 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상당수 저축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2%대로 내려앉는다. 현재 저축은행중앙회에 고시된 1년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3.20%에 불과하다.
지금까지는 예솔ㆍ예주ㆍ예한솔 등 가교저축은행을 중심으로 수신을 줄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1년 정기예금 금리를 2.9%로 고시해왔지만 이번 기준금리 인하 조치로 저축은행 전반에 2%대 예금 금리가 일반화하는 셈이다.
일부 시중은행들은 예금 금리를 최대 0.3%포인트 인하해 13일부터 순차적으로 예금상품에 적용한다. 농협은행은 14일부터 기존 예금상품의 금리를 0.2~0.3%포인트 내린다. 현재 2.2%인 일반 정기예금 금리는 1.9~2.0%로 내려간다.
우리은행은 2.4%인 예금 금리를 2.2~2.3%로 내려 이번주 초 고시한다. 기업은행은 이르면 13일, 하나은행은 이번주 중 예금상품 금리를 낮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은행도 정기예금 기본금리를 2.2%에서 더 내릴지 저울질하고 있다. ☞10면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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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정기예금과 비슷한 보험사의 저축성보험 공시이율(금리)은 3개월가량 시차를 두고 내려갈 가능성이 있다.
현재 대형사 기준으로 4%를 간신히 넘는 공시이율은 3%대로 하락, 판매수수료 등 사업비를 빼면 실제 수익률은 3%대 초반에 머무르게 된다.
연금보험과 퇴직연금 가입자가 은퇴 이후 받는 연금도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영향을 받는다. 현재 연금보험ㆍ퇴직연금 가입자는 각각 약 400만명이다. 은행ㆍ증권사ㆍ보험사가 판매하는 연금저축은 보험료 납입기간 내 연평균 수익률이 최저 1%대로 주저앉았다.
1만건 이상 가입 기준으로 생명보험사의 45개 금리연동형 연금저축보험 수익률은 평균 1.62%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판매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상품이 많아 초기 판매수수료를 제외한 수익률이 낮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증권사가 판매하는 10개 연금저축펀드(채권형)의 평균 수익률은 6개월 새 0.29%포인트, 은행이 판매하는 7개 연금저축신탁(채권형) 수익률은 0.06%포인트 각각 떨어졌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자금시장에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연금저축 수익률은 더 낮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예금금리ㆍ공시이율이 내려가고 연금 수익률이 하락함에 따라 베이비붐 세대와 60세 이상 은퇴자들의 소득 여건은 크게 나빠질 것으로 예상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가구주 60세 이상은 연간 경상소득 2천340만원 중 이자ㆍ연금 등 재산소득이 283만원으로 12.1%에 달한다. 노인가구는 이 비중이 18.8%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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