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동안 찬밥 신세였던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커지고 있다. 브라질 헤알화가 안정을 찾으면서 투자 자금이 다시 늘어나는 상황이다.
1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의 지난달 브라질 국채 판매량은 362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6월(1,102억원)에 연중 최대치를 기록한 이후 7월(253억원), 8월(76억원), 9월(172억원)에 모두 판매량이 저조했지만 10월 들어 회복세를 보인 것이다.
KDB대우증권 역시 지난 7월(30억원)과 8월(20억원), 9월(60억원)에는 모두 판매량이 두 자릿수에 그쳤지만 지난달 100억원으로 크게 증가했다. 또 다른 대형증권사 역시 3ㆍ4분기 브라질 국채 판매량은 410억원에 그쳤지만 4분기 판매량은 현재까지 562억원을 기록하며 증가 추세가 뚜렷하다.
김경환 대신증권 리테일채권부 과장은"최근 A등급 이하의 회사채들에 대한 우려감이 커지면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브라질 국채에 대한 관심이 다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국채의 판매가 회복세를 보인 이유는 미국이 양적완화 축소 시기를 연기하면서 브라질 헤알화 환율이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기 때문이다. 브라질 헤알화 환율은 지난 4월 달러당 1.97헤알 수준이었지만 지난 8월 2.4헤알까지 치솟았다. 헤알화의 가치가 폭락하면서 기존에 브라질 국채를 매입한 투자자들이 환차손을 입은 것이다. 하지만 지난 9월 미국이 양적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달러당 2.1~2.2헤알 수준으로 안정세를 나타내고 있다.
김승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브라질은 순대외부채가 외환보유고의 2배 가량돼 대외채무 상환 능력에 대한 우려가 제기됐었다"며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우려가 부각되면서 외국인 투자자금이 유출돼 헤알화가 폭락했지만 최근 안정을 찾는 모습을 나타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브라질 국채는 앞으로 인기를 되찾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평가된다. 브라질 국채의 장점은 표면 금리가 10%를 넘는 데다 세제 혜택이 크다는 것. 한국과 브라질 간의 조세협약에 따라 이자소득세(15.4%)가 면제된 데다 지난 6월 토빈세(6%)가 폐지되면서 세제 혜택이 더욱 확대됐다. 환손실에 대한 우려가 줄면서 투자 매력이 다시 부각되고 있다.
김 연구원은 "브라질은 지난해 0.9% 성장에 그쳤지만 올해 2% 넘게 성장세를 나타내고 내년에는 4% 가량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며 "유럽이 경기회복세를 보이면서 브라질에 대한 투자를 늘릴 것으로 보여 헤알화 환율도 안정된 모습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진곤 우리투자증권 프리미어블루 강북센터 상무도 "브라질 국채는 세금 혜택이 큰 상품인 만큼 장기적 관점에서 매력적"이라며 "최근 환율 변동성이 낮아져 투자 위험성에 대한 우려도 줄고 있다"고 설명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