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회사원 임모(37)씨는 인터넷을 통해 유명 브랜드 클럽 풀세트를 샀다가 황당한 경험을 했다. 첫번째 라운드에서 5번 아이언 헤드가 날아가는 바람에 망신을 당한 것. 개인사업을 하는 P씨는 샤프트에 별 4개가 뚜렷이 새겨진 유명 메이커 제품을 지인의 소개로 산 뒤 그립에서 시커먼 고무 때가 끊임 없이 묻어나고 방향성에서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이들은 유명 골프 브랜드들이 중국 현지 생산을 늘리면서 기승을 부리고 있는 ‘짝퉁’ 골프채의 피해자다. 두 경우 모두 50여만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선뜻 구입을 하고 말았다. 싼값에 구입한 뒤 품질에 불만을 느끼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으며 유명 골프 브랜드들은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상하이나 광둥성 등지에서 양산되는 저급 골프채들은 대부분 유명 브랜드들의 생산시설에서 빼낸 기술이나 주물 틀 등으로 외관만 정품과 똑같이 제작한 것들이다. 때문에 디자인이나 도장 등은 구별이 되지 않을 정도. 그러나 헤드, 샤프트, 그립 등의 재질이 불량하고 헤드 마감 부분이 조악하며 호젤에 각인된 원산지 표기나 일련번호가 깔끔하지 못하다. 브랜드와 이들을 수입하는 업체들의 타격도 크다. 중국 인근의 한국은 물론, 인터넷을 통해 미국, 캐나다, 유럽 등지에도 가짜 골프채가 싼값에 팔려나가 매출과 소비자 불만 등의 문제가 심화되는 것. 이에 따라 캘러웨이, 나이키, 클리블랜드 등 6개 골프채 업체들은 지난해부터 가짜 골프채 제조와 유통망 색출을 위해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기술 유출의 위험성에도 주요 브랜드들은 저렴한 생산비와 풍부한 노동력 때문에 중국 내 생산을 포기하지 못하는 실정. 미국 브랜드 아이언 한 개의 가격이 70~90달러에 달하지만 중국 내 생산비는 3~5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생산 구조와 온라인 거래 확대 등에 따라 중국산 가짜 클럽의 유통이 줄지 않을 것으로 보이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가급적 공식 수입업체를 통해 들여온 제품을 구입하고 병행수입품을 살 때는 원산지, 물건 수령 후 반품가능 여부 등을 따져야 낭패를 피할 수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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