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교중(사진) 하나금융지주 사장은 “우리가 생각하는 LG카드의 적정가보다 비싼 가격을 이번 입찰에서 제시했다”고 밝혔다. 윤 사장은 11일 기자들과 만나 “입찰에 참여한 3개 금융사 중 LG카드 인수로 가장 큰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곳은 하나금융일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윤 사장의 이 같은 발언은 지금까지 신한금융이나 농협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세로 비춰졌던 하나금융이 이번 입찰에서 비가격 요소는 물론 가격까지 경쟁력 있는 수준을 제시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그는 우선 LG카드 고객과 하나은행 및 카드 고객의 중복이 적어 신규로 확보되는 고객 수가 신한이나 농협에 비해 압도적으로 많다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은 LG카드와 하나은행의 고객 중복률이 11%에 불과해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적어도 700만명에서 800만명의 신규 고객을 창출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이는 현 하나은행 고객 수 830만여명과 맞먹는 규모다. 그러나 하나금융은 농협이나 신한금융의 경우 고객 중복률이 30%에 달해 신규 고객이 500만명을 넘어서지 못할 것으로 추산했다. 윤 사장은 이와 함께 “하나은행 카드 부문의 인력이 100여명에 불과해 LG카드를 인수하더라도 구조조정을 할 필요가 없는 것도 장점”이라고 덧붙였다. 인수가격과 관련, 김병호 하나금융지주 상무는 “LG카드의 현재 주가가 기업가치에 비해 정상적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인수희망자 입장에서 꼭 필요하다면 비싼 가격도 감수해야 한다”며 “또 인수 후의 기업가치와 시너지까지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싸다 비싸다를 현 시점에서 단정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윤 사장은 또 “LG카드를 인수할 경우 보유지분을 팔아서라도 상장을 유지시킬 계획이며 제휴를 맺은 MBK파트너스는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 재무적 투자자일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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