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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 DMB '혼선'
입력2004-12-14 18:36:41
수정
2004.12.14 18:36:41
정통부주도 기술·단말기개발작업 성과발표 이어 산자부도 독자기술 개발 선언
세계 통신ㆍ방송 융합시장을 선점할 기대주로 평가받고 있는 지상파 디지털멀티미디어방송(DMB)이 정부부처간 불명확한 업무 분담으로 혼선을 빚고 있다. 정보통신부가 주도하는 DMB 기술ㆍ단말기 개발작업이 이미 세계시장을 이끌고 있는 상황에서 산업자원부도 예산을 투입해 나홀로 기술개발에 힘을 쏟는 상황이다.
산자부는 14일 보도자료를 통해 “유럽형 지상파 디지털오디오방송(DAB) 수신기를 국산화하는 데 성공해 향후 연간 10억달러 규모의 수출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전자부품연구원(KETI) 주도로 산학연 24개 기관이 참여해 핵심부품 기술개발에 착수한 지 1년 2개월만에 지상파DMB 수신기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산자부 발표의 내용이다.
산자부는 오는 2007년까지 예산 159억여원을 포함, 총 301억원을 투자해 DAB 및 DMB 핵심부품 개발을 지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개발성과가 정통부와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주도해온 지상파DMB 기술개발 작업과 상당 부분 중첩된다는 점이다. 정통부와 ETRI는 유럽의 지상파DAB 표준을 기반으로 하는 독자적 지상파DMB 표준을 개발했으며 국내 표준이 내년 중 유럽의 DMB 표준으로 결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홍보해왔다.
두 부처는 지난해 DMB에 관한 업무조정을 통해 DAB는 산자부, DMB는 정통부가 관장하기로 합의했지만 이 같은 구분 자체가 무의미해졌다는 지적이다. 오디오ㆍ비디오를 모두 포함하는 DMB가 오디오 위주의 DAB를 포괄하는데다 유럽 방송사들도 DMB로의 전환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산자부와 KETI가 발표한 DAB 수신기는 비디오 수신이 가능한 사실상의 DMB 수신기여서 부처간 업무조정 내용에도 어긋난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이미 차량용 단말기, 휴대폰 겸용 단말기 등 지상파DMB에 관한 기술시연이 (정통부 주도로) 세계 곳곳에서 이뤄졌으며 국제표준 상정도 눈앞에 두고 있다”며 “더 이상 (부처간) 경쟁이 필요한 상황이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지상파DMB의 주요규격을 만든 ETRI의 한 관계자도 “DMB가 어느 부처의 영역이냐는 매우 민감한 사안”이라고 언급을 꺼리면서도 “그쪽(산자부)에서 우리에게 기술자문이나 협조를 전혀 구하지 않고 독자적으로 진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산자부의 한 관계자는 “ETRI가 개발했다고 하는 기술은 엄밀히 말해 개발 중인 기술이며 단말기 등은 기업들이 알아서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서 “이번 수신기는 DAB 수출시장을 겨냥한 것이기 때문에 정통부 쪽과 중첩되는 부분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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