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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팅의 빛과 그림자] <중> 어둠속 사슬
입력2006-04-04 18:26:00
수정
2006.04.04 18:26:00
고위관료 출신 영입이 수주 지름길<br>'인맥의 고리' 관료·재벌등 전방위 침투
[컨설팅의 빛과 그림자] 어둠속 사슬
관료·재벌자제 전방위 영입 '인맥고리'권력자 고문·회장에 앉혀 수주 따내기도인맥·권력에 시장 출렁… 기형적 모습 변질
서슬 퍼런 구조조정의 시기를 어느 정도 마무리지은 지난 2003년 말. 컨설팅시장의 눈길이 S회계법인에 집중됐다. S법인이 2~3개월 동안 시장에 나온 4~5개의 대형 컨설팅 프로젝트를 독차지했기 때문이다. 환란 이후 이름 없는 회사로 출발했던 이 회사가 이듬해 단숨에 업계 2위로 올라서는 모습은 경이를 뛰어넘어 경악 그 자체였다.
회사의 성장 드라마가 고위관료를 지낸 A씨를 고문으로 영입하면서 시작된 대목이 바로 사람들의 흥미를 끌어모았다. 국민의 정부 시절 최고 권력층과 연결된 사람들이 경영 일선에 몸담고 있는 것이 아닌가. 이를 두고 나성린 한양대 교수는 "나라가 정신이 없으니 천상 인맥을 동원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며 "정부 실세와 닿지 않으면 경쟁하기 힘들었던 것이 현실"이라고 해석했다.
◇인맥의 고리 관료ㆍ재벌 등 전방위 침투=시중은행 여신담당 임원 B씨는 "구조조정이 이뤄지는 기업의 컨설팅 프로젝트를 용역 의뢰할 때마다 민원전화 때문에 몸살을 앓았다"고 털어놓았다. 100여개의 워크아웃 기업을 처리했던 이성규 전 기업구조조정위원회 사무국장은 "김재록씨가 아더앤더슨에 몸담고 있던 때 대우 계열사의 실사를 따내려고 다가왔다"고 전했다. 전직 자산관리공사 관계자는 "M&A시장에서 매물이 나오면 통과의례로 거론되는 것이 인맥 관계"라며 "바로 이것이 노조에서 집중 공격받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컨설팅사들이 인맥을 찾아내는 코스는 무척 다채롭다. '전관예우'는 가장 기본적인 영역에 속한다. 오호수 전 증권업협회 회장이 인베스투글로벌 회장으로 김씨에게 스카우트된 것도 따지고 보면 다 비슷한 스토리이다.
컨설팅업계의 한 관계자는 "과거 일부 후발업체를 중심으로 권력자를 고문이나 회장 등으로 앉혀 수주를 따내는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일선에 있었던 정부기관 전 사장 C씨는 "김씨의 경우 공공기관이나 정부에 친분이 많은 것을 일단 과시한 뒤 민간 대기업을 파고 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전관예우 습성은 자녀에게까지 연결됐다. 김씨의 아더앤더슨코리아는 경제부총리, 재경부 차관, 산업은행 총재 등 고위관료 자녀들을 채용했다. 재벌 2ㆍ3세 자녀들도 크게 환영했다.
김희철 벽산 회장 장남인 김성식 벽산 사장(보스턴컨설팅), 조석래 효성 회장의 3남 조현상씨(베인&컴퍼니), 박삼구 금호아시아나 회장의 장남 박세창씨(AT커니), 김준기 동부 회장의 아들 김남호씨(AT커니) 등이 컨설팅에서 경영수업을 받은 대표적 사례들이다. 퇴직한 시중은행 임원들도 영입 1순위였다.
◇철 따라, 인맥 따라 왔다 갔다=시장이 인맥과 권력으로 연결되니 컨설팅산업도 안정된 수요기반 대신 '흥행산업'에 편승해 성장하는 기형적인 모습으로 변질됐다. 환란 후 업계의 부침을 살펴보면 이런 모습이 확연히 드러난다. 컨설팅 호황 1기를 맞은 98년의 경우 컨설턴트들이 사방팔방에서 양산됐다. 일감부족을 호소하던 때가 엊그제인데 외환위기와 구조조정을 무기 삼아 전년 대비 증가율이 최고 40%에 달할 정도로 시장규모가 급성장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영기ㆍ김민열ㆍ이철균ㆍ현상경기자 young@sed.co.kr
입력시간 : 2006/04/04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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