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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주간지 타임은 최근 미국 내 중국 산업 스파이 건수가 매년 20%이상씩 증가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FBI(미국연방수사국)가 중국으로 정보를 빼돌린다고 의심해서 감시하는 업체만 300여개라고 보도했다. 백악관 추정에 따르면 미국 경제가 산업스파이의 정보 절도로 인해 입는 손해가 연간 1,000억달러(100조원)에 이른다고 한다. 남의 나라 말이 아니다. 반도체 기술, 조선 기술, 자동차 기술 등 한국을 먹여 살리는 첨단기술을 빼내기 위해 산업 스파이들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고 있어 업계에는 비상이 걸렸다.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기업 스파이 관련 산업이 21세기 가장 큰 산업 중 하나이며 정보 전쟁과 날로 늘어가는 경제ㆍ금융 스파이가 이 세기의 향배를 특정지을 것이라고까지 말했다. 기업이 산업스파이의 유혹에 빠지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맨땅을 일궈 옥토를 가꾸는 것 보다 남이 일궈놓은 옥토를 뺏는 것이 시간과 비용을 적게 들이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전쟁터와 마찬가지인 비즈니스 현장에서 내가 갖고 있는 기술을 빼앗기지 않기 위해서는 어떤 보안대책을 마련해야 할까? CIA(미중앙정보국)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정보 전문가인 저자는 보안 대책에 앞서 남의 정보를 뺏어오는 공격법에 대해 인지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책은 기업이 자신의 정보를 보호하기 위해 필요한 요원을 채용하는 방법, 도청과 인터넷 활용법 등 정보 수집과 방어에 필요한 노하우를 상세하게 알려준다. 또 수집된 정보를 분석하는 방법, 경제 스파이법 등 국제적인 법률문제에 이르기까지 정보전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지식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손자병법 인용으로 시작, 손자병법으로 마무리를 지으며 정보전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책의 전개 방법이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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