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를 끌어 올리고 있는 유동성 온기가 소외주까지 확산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최근 상승장에서 비켜 서 있던 저평가 지주회사와 실적 턴어라운드가 예상되는 중ㆍ소형주로 매기가 쏠릴 것이란 전망이 힘을 얻고 있다.
2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 들어 유가증권시장에서 9조5,575억원어치를 순매수해 지난해 8월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급격하게 빠져나갔던 외국계 자금 대부분이 증시에 재유입됐다.
외국인의 자금은 그동안 대부분이 대형주, 또는 대형주 중에서도 경기 회복기대감이 빠르게 반영된 일부 업종에 집중됐다. 하지만 과거 유동성랠리의 사례를 볼 때 앞으로는 자금시장 경색 완화로 유동성 수혜를 받는 지주회사로 온기가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다.
대표적인 종목이 STX, 한진해운홀딩스, 웅진홀딩스다. 이 회사들은 지난해 주력 자회사들이 해운업황, 태양광업황, 건설업황 악화로 자금난을 겪으면서 주가하락폭이 컸던 지주회사들이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금시장이 악화되면 사업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리스크 프리미엄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약세로 돌아선다”면서 “반대로 자금시장이 개선되면 개별기업의 구조조정으로 신뢰회복이 가능해지면서 주가 상승여력이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특히 개별 기업보다 지주회사주의 반등 기대감이 높은 이유는 자금시장이 회복될 때 지주회사가 자회사보다 레버리지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어진 유동성 장세에서도 소외 지주회사의 주가 상승폭이 컸다”며 지금까지 힘을 쓰지 못했던 지주회사에 대한 관심을 주문했다.
중ㆍ소형주의 투자매력도 빠르게 개선되고 있다. 이아람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주식시장에 즉시 유입될 수 있는 고객 예탁금이 꾸준히 늘고 코스닥 우량주의 실적이 양호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상승장에서 소외됐던 중ㆍ소형주로 온기가 확산된다면 이익모멘텀이 높은 종목이 좋은 수익률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외국인이 대형주를 편식하면서 올 들어 대형주지수가 11.68% 오른 가운데 중형주지수와 코스닥지수는 각각 7.45%, 8.03% 오르는데 그쳤다. 하지만 코스피지수의 가파른 상승세로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덜 오른 중소형주의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는 얘기다.
증시 주변에 대기중인 국내 자금이 풍부하다는 점도 이 같은 분석을 뒷받침한다. 이 연구원은 “외국인 매수 강도가 완화되고 있는 만큼 기관과 개인의 유동성은 상대적으로 주가 부담이 적은 코스닥시장으로 유입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어 “특히 코스닥 우량주 30종목의 연간 주당순이익(EPS) 증가율을 분석한 결과 26.5%로 코스피 대형주 200종목의 EPS증가율(12.4%)을 앞서고 있다”며 “이익모멘텀이 양호한 중소형 우량주의 투자여건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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