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쇠고기 27일 검역…법시한 맞추려면 더이상 연기못해

민노총 조합원들이 ‘출하저지’ 실력행사에 나서자 정부가 충돌을 우려해 지난 8개월여 동안 창고에 쌓여 있던 미국산 쇠고기 검역을 27일로 늦췄지만 더 이상의 연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26일 국립수의과학검역원에 따르면 현행 ‘가축전염법예방법’상 검역신청이 접수된 물량에 대해서는 근무일 기준으로 3일 이내에 수입업체에 검역 합격 여부를 통보해야 한다. 지난 25일 신청 접수 물량은 오는 30일까지 통보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물리적으로 27일에는 검역작업을 개시해야 법정 시한을 맞출 수 있다는 것이다.

일단 검역이 재개되면 검역관들은 해당 물량 가운데 3%의 샘플을 골라 포장을 뜯고 지난 8개월여 동안의 냉동상태와 함께 X선 이물검출기를 통한 이물질 검사를 실시한다. 현재 국내 냉동창고와 냉동컨테이너 등에서 보관 중인 5,300톤은 개정 전 수입위생조건에 따라 ‘30개월 미만 뼈 없는 살코기’라는 조건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갈비뼈나 등뼈 등의 통뼈가 발견되면 검역 불합격 조치를 받게 된다. 금속성 물질이 검출되는 경우에도 해당 박스는 불합격 처리된다.

다만 검역이 끝나도 민노총의 검역창고 봉쇄로 수입물량이 외부로 출하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당초 이날 오후 재개될 예정이던 검역이 하루 늦춰진 데는 물리적 충돌에 대한 우려와 함께 검역을 빨리 시작해도 시중 유통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수 있다는 인식도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농림수산식품부의 한 관계자는 “검역을 마쳐도 민노총이 ‘출하저지’ 실력행사에 나서면 쇠고기를 창고에서 내올 수 없게 된다”며 “어차피 유통이 어렵기 때문에 업체들로서도 급할 이유가 없는 셈”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