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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민주 통합론 '탄력'·'좌초' 기로
입력2005-11-14 11:01:24
수정
2005.11.14 11:01:24
`좌파 배제 조건부 통합'..'현실성 의문'
"열린우리당의 중도개혁 세력과는 통합할 수 있다"는 민주당의 통합론 입장 정리가 나온 이후 우리당이 술렁이고 있다.
이는 우리당내 중도개혁 세력이 아닌 사람과는 당을 같이 할 수 없다는 것으로사실상 `좌파 배제 조건부 통합' 원칙을 천명한 것이나 다를 바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13일 밤 민주당 의원 만찬에서는 "연말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탈당하고 지방선거를 전후해서 유시민(柳時敏) 의원 등 좌파 계열과 중도개혁 세력이 분리되지 않겠느냐"며 "그런 상황이 조성되면 통합하자"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는 후문이다. 통합 배제 대상인 특정 인물까지 지칭된 셈이다.
이에 대한 우리당측 의원들의 반응은 "현실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우선 노 대통령의 탈당과 관련해서는 임기가 2년여가 남은 상황에서 대통령의탈당은 적절치 않으며, 청와대가 적극적으로 부인하고 있는 이상 현실적 가능성도별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상대당의 특정 계파 배제를 공공연히 거론하는 것은 통합의 의지가 없음을 재확인 한 것일 뿐 아니라 비례(非禮)가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수도권의 한 재선의원은 "민주당이 합당 거부에 따른 호남 민심의 비판을 피하고 우리당의 분열을 조장하기 위해 내놓은 계산된 입장 정리인 것 같다"고 해석했다.
김대중(金大中) 전 대통령이 열린우리당 임시지도부와 만난 자리에서 `전통적지지세력의 복원'을 당부한 것이 우회적인 합당론 촉구로 해석되고 있는 상황에서 `합당 거부'라는 기존의 강경입장을 고수할 경우 자칫 민주당이 고립무원의 상황으로빠져들 수 있다는 판단에서 나온 일종의 역공이 아니냐는 얘기다.
참정연 대표인 이광철(李光喆) 의원은 좌파 배제 조건부 통합론에 대해 "일종의마녀 사냥이며 우리당을 갈라 놓으려는 시도"라고 비난했다.
통합론자들 사이에서는 민주당의 이번 입장 정리가 우리당내 통합파의 입지를축소시키고 오히려 친노그룹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있다.
그러나 전남 출신의 한 의원은 "강경 반대에서 가능쪽으로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통합이 쉬운 일은 아니기 때문에 서로간에 협상과 양보의 절차가 필요할 것"이라고 긍정적으로 해석했다.
또 다른 의원은 "어차피 유 의원등 일부와는 당을 함께 할 수 없다는 공감대가당내에 퍼져 있는 것이 사실"이라며 "유 의원 등 일부 세력이 자발적으로 당을 나가는 상황이 만들어 질 수 있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당내 현안인 기간당원제 문제를 놓고 당내 주류측과 유 의원의 참정연계간의 한판 싸움 이후 당의 일부 분열을 상정한 말이다.
통합론과 반대론의 양극단 사이에서 `선거연합'과 같은 절충안도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과의 통합이 결국 지역주의의 부활이라는 비판으로 이어져 당의 창당 목적과 정체성을 흐리게 한다는 점에서는 반대하지만, 범 민주개혁 진영이 내년 지방선거에서 완패하는 것은 막아야 한다는 차원에서 연합공천 등 느슨한 형태의 통합논의로 가닥을 잡아야 한다는 것이다.
40대 재선그룹의 리더격인 김부겸(金富謙) 의원은 "당장 민주당과 통합을 하는것은 현실적으로도 힘들고, 명분도 찾기 힘들다"며 "다만 지방선거의 판을 변경시키는 노력은 있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제안 역시 "호남과 수도권의 일부 지역을 나눠먹기 하자는 것 아니냐"는 비판여론에 직면할 수 있고, 양당간 이해의 간극이 현격한 상황에서 선거연합협상이 제대로 진행될지 여부도 미지수여서 실현 가능성은 불투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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