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분당 금곡동에서 퓨전중식전문점 ‘취룡’(www.cr4u.co.kr)을 운영하는 정영란(40ㆍ사진)씨는 전업주부에서 중식전문점 사장으로 변신, 가정주부와 사업가로 1인 2역을 하고 있다. 지난해 초 외국계 컴퓨터 회사를 다니던 남편이 돌연 10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사업을 시작하면서 정 씨는 생활비 받기가 어려워졌다. 그나마 간간히 가져다 주는 생활비도 늘 일정하지 않아 불안했다. 고민 끝에 정 씨는 생활비를 직접 벌기 위해 창업을 결심했다. 사춘기에 접어든 중학생 자녀를 둔 정 씨는 가게 운영에 전적으로 매달리는 업종보다 관리만 하더라도 운영할 수 있는 업종을 물색했다. 그러다 우연히 친구들과 퓨전중식전문점을 들러 식사를 하다 창업 아이템을 찾았다. 다양한 퓨전중식을 저렴한 가격대에 판매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던 것. 정 씨는 직접 본사로 찾아가 가맹점 지원체계를 체크했다. 주방직원 공급 및 관리체계와 조리교육, 인사관리까지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는지 점검하고, 식재료 공급에 대해서도 세심하게 물어봤다. “주방직원을 본사에서 직접 교육시켜 급여 및 인사관리를 해주기 때문에 편안하게 가게를 운영할 수 있고, 원재료도 본사에서 대량으로 반가공해 보내주기 때문에 따로 시장을 볼 필요 없어 시간절약과 원가절감이 가능하다는 판단이 들었습니다.” 창업비는 친지들에게 빌린 돈과 아파트 담보로 은행융자를 받아 마련했다. 40평 규모의 점포 권리금 5,000만원, 보증금 8,000만원, 인테리어ㆍ주방설비비 1억7,000만원 등 총 3억원이 들었다. 정 씨는 문을 여닫는 시간과 바쁜 시간대에만 가게에 들르고, 홀과 주방 운영을 홀매니저와 주방팀장에게 일임했다. 일정 수준의 매출을 기준으로 해서 매출이 떨어지는 달에는 홀매니저와 주방팀장과 회의를 통해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찾아 가게운영에 적용하고 있다. 점포 오픈 초기에는 매출이 현재의 70% 수준에 머물렀다. 홀매니저와 주방팀장은 24시간 운영을 건의했다. 저녁 시간은 가정에서 보내는 정 씨로서는 야간에도 고객이 많다는 것을 몰랐으나 직원들의 의견을 듣고 가게 운영에 반영한 것. 24시간 운영체제로 바꾼 후 당연히 매출이 늘었다. “책임과 권한을 함께 주면서 방향만 제시하면 대부분의 직원들은 더 열심히 하지요. 현장에서 일하는 직원에게서 아이디어도 더 많이 나옵니다.” 매출이 오르는 달에는 직원에게 인센티브를 지급한다. 실적이 오르는 달에 인센티브를 줌으로써 직원들에게 주인의식을 갖게 하려는 의도다. 또 직원들이 간식을 자주 먹을 수 있도록 과일과 간식을 준비하는 것은 정 씨의 몫이다. 직원들이 육체적으로 지치지 않기 위해 1주일에 하루는 꼭 쉬게 하고 있다. 고객의 마음을 얻기 전에 직원의 마음을 먼저 얻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정 씨는 “직원관리만 잘하면 고객관리는 저절로 이뤄진다”면서 “이젠 홀매니저의 서비스와 주방팀장의 음식 맛을 보고 찾아오는 손님이 많다”고 말했다. 현재 정 씨 점포의 월 평균 매출은 7,500만원선. 순이익은 1,700만원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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