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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발 불황의 가능성
입력2004-02-03 00:00:00
수정
2004.02.03 00:00:00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 경제가 점차 회복세를 보이면서 아시아 지역 경제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이 늘어나고 있다. 아직까지 침체국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우리 경제를 생각할 때 내심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아시아 지역 경제의 산적한 불안요소들을 지적하면서 낙관적 전망에 대해 조심스럽게 반론을 제기하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이들이 이야기하는 불안요소 중 하나가 우리의 주요 수출시장인 중국의 경기둔화 가능성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주목할 만하다.
이들은 경기과열을 두려워한 중국정부가 경기 연착륙(Soft Landing)을 시도하는 과정에서 자산시장의 버블이 붕괴되고 성장이 둔화될 수 있으며, 이러한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세계 경제 특히 아시아 지역 경제에 커다란 충격을 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물론 대다수 전문가들은 올해 중국 경제가 8% 내외의 성장세를 보일 것이며, 외국인 직접투자가 계속 순조롭게 이뤄지는 한 급격한 경기둔화 가능성은 낮을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경제가 과거에 경험한 바와 같이 외국인투자 급감과 버블의 붕괴로 이어지는 경기침체는 개발도상국 경제에서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중국이 지역간 빈부격차, 높은 도시실업률, 금융기관의 부실자산 누적 등 고속 성장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들을 여전히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중국발 불황` 가능성은 기우로 치부될 문제만은 아니다. 이러한 국가위험(Country Risk)에 대한 대비책은 금융기관과 기업이 서로 다를 것이다. 금융기관의 경우 중국시장에 의존적인 산업의 투자비중을 조절함으로써 위험을 관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기업의 경우 대비책을 마련하기가 수월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위험을 고려해 관련 투자를 축소할 경우 자칫 거대한 중국시장을 놓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중국시장의 가능성과 위험을 동시에 고려하는 균형감각을 갖고 문제에 접근해야 한다. 다양한 사업기반의 확보 차원이 아니라 대중국 사업에 사운을 거는 소위 중국 마니아적 태도로 접근할 경우 자칫 기업의 운명을 좌우할 족쇄가 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먼 앞길을 헤아리지 않으면 반드시 가까운 곳에 근심할 일이 생긴다(人無遠慮 必有近憂)`는 논어의 지혜를 되새겨봐야 하는 시점이다.
<강석인 한국신용정보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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