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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득 늘었지만 지갑은 닫았다

1분기 가구당 월평균 소득<br>사상 첫 400만원 돌파불구<br>중산층 이하 소비성향 감소



가계소득은 늘었지만 경기둔화에 대한 불안심리 영향으로 소비자들이 좀처럼 지갑을 열지 않고 있다.

이에 더해 유럽 재정위기가 재점화되는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비자들이 번 만큼 돈을 쓰기보다는 아껴서 저축을 하고 있다. 경기회복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는 가운데 소비심리도 여전히 얼어붙고 있다.

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12년 1ㆍ4분기 가계동향'에 따르면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412만4,000원으로 400만원을 최초로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ㆍ4분기보다 6.9% 증가한 것으로 물가상승분을 제외한 실질소득은 3.8% 늘었다.

가계소득이 증가한 데는 고용 호조세의 힘이 컸다. 취업자 수가 전년 동기 대비 46만7,000명 증가했고 상용직으로 전환된 근로자가 늘면서 가계소득 중 비중이 가장 높은 근로소득이 8.2%나 증가했다. 이 같은 근로소득 증가율은 2008년 2ㆍ4분기(8.5%) 이후 가장 높은 것이다.

근로소득이 증가하면서 소득세를 비롯한 세금ㆍ사회보장비 등도 따라 늘었다. 월급에서 바로 빠져나가는 비소비지출이 79만원으로 7.3% 증가했다. 소득세 등 경상조세가 11만8,000원으로 11.5% 증가했고 가계대출 증가로 이자비용(9만6,000원)도 18.3%나 늘어났다. 하지만 소득이 큰 폭으로 증가한 탓에 실제 손안에 들어오는 처분가능소득(소득-비소비지출)은 333만3,000원으로 6.8% 늘었다.



이처럼 전반적으로 가계소득이 늘어났지만 소비지출액은 256만8,000원으로 5.3% 증가했다. 물가상승을 고려하면 2.2%만 증가하는 데 그쳤다.

처분가능소득 중 소비지출 비중을 보여주는 평균소비성향도 77%로 1.1%포인트 감소했다. 100만원이 있으면 지난해 1ㆍ4분기에는 78만2,000원을 썼으나 올해는 77만원만 쓴다는 얘기다. 반면 저축액 등을 뜻하는 흑자액(처분가능소득-소비지출)은 12.2% 증가했다.

평균소비성향은 특히 상위 20% 고소득층을 제외하고는 모두 감소했다.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의 평균소비성향이 6.6%포인트나 줄어 감소폭이 가장 컸고 2분위 역시 6.1%포인트 뒷걸음질 쳤다. 반면 5분위(소득 상위 20%)의 평균소비성향은 1.5%포인트 상승했다. 고소득층은 지갑을 열어도 중산층 이하는 모두 움츠리고 있다는 얘기다.

통계청의 한 관계자는 "고용증가와 물가하락으로 전반적으로 가계소득이 증가했지만 중산층과 저소득층의 소비 성향이 확대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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