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기 시장의 불모지 한국에서 닌텐도가 휴대용 게임기 ‘닌텐도 DS Lite(이하 DSL)을 앞세워 게임 판도를 뒤바꾸고 있다. 한국닌텐도는 지난 해 1월 18일 DSL을 정식 발매한 이후 채 1년도 되지 않은 지난 해 12월 27일 공식 판매대수가 100만대를 넘어섰다고 9일 밝혔다. 전세계적으로는 5,000만대가 넘게 팔려 휴대용 게임기 중 가장 많은 판매량을 기록했다. 게임 타이틀도 220만대가 넘게 팔렸으며 뉴 슈퍼마리오브라더스, 매일매일 DS 두뇌트레이닝, 닌텐독스 등 3개 게임은 20만대가 넘는 베스트셀러 제품으로 자리잡았다. 현재 DS 전용 소프트웨어는 닌텐도에서 21개, 국내외 게임 개발사에서 20개의 타이틀을 발매한 상태다. DSL은 저렴한 가격과 교육성과 중독성이 강한 게임이라는 두가지 강점을 내세워 국내 소비자들에게 큰 호응을 얻었다. 현재 게임기 가격은 MP3플레이어와 비슷한 15만원대이며 경쟁사의 제품에 비해 10만원 정도 저렴하다. 게다가 두뇌트레이닝, 영어삼매경 등 교육성이 강한 타이틀을 앞세워 마케팅을 전개해 학부모들이 거부감 없이 지갑을 열도록 하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내에서 게임기는 청소년이나 마니아들만이 사용하는 제품이라는 성격이 강했지만 DSL의 출시 이후 여성과 중년층으로 게임기 시장이 확대됐다. 닌텐도는 DSL의 성공을 앞세워 가정용 게임기인 위(Wii)에서도 바람몰이에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다. 위도 경쟁사의 제품에 비해 훨씬 저렴한 가격과 온몸을 사용하는 새로운 게임 환경을 제공하며 전 세계적으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러한 DSL의 성공의 이면에는 불법 복제로 인해 국내 소프트웨어 개발사들의 타이틀 판매 부진, 청소년들이 학교에서 이를 즐기느라 수업환경을 저해하기도 하는 등 부작용도 함께 나타나고 있다. 또한 닌텐도가 마케팅 과정에서 자사의 타이틀을 끼워팔기 하면서 외부 개발사의 타이틀 판매에는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다는 비판 여론도 높다. 코다 미네오 한국닌텐도 대표는 “게임인구의 확대를 지향하는 닌텐도의 지향점이 한국에서도 폭넓은 연령층에서 지지를 받은 것”이라며 “앞으로 다양한 소프트웨어를 제공할 수 있도록 외부 개발사에 대한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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