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종 내수경기 지표가 극도의 혼조 양상을 띠면서 올 하반기 소비회복에 대한 민간 경제연구소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현재 소비에 대한 판이한 해석으로 낙관론과 비관론이 혼재해 있는 것. 삼성경제연구소는 5일 발표한 ‘2007년 3ㆍ4분기 소비자태도 조사’에서 체감경기와 생활형편이 개선될 것이라는 낙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전국 1,000가구를 대상으로 자체 조사한 결과 소득수준이나 연령대에 상관없이 소비심리가 개선됨에 따라 소비자태도지수는 전 분기대비 2.7포인트 오른 51.2를 기록, 6분기 만에 기준치인 50을 넘어섰다. 특히 40대 이상 연령층의 소비심리 개선폭이 컸다는 게 연구소의 설명이다. 소비자태도지수를 구성하는 현재경기판단지수와 미래경기예상지수도 각각 전 분기 36.2에서 43.4, 54.0에서 58.2로 올랐다. 소비심리와 관련된 ‘현재소비지출지수’는 지난 2002년 4ㆍ4분기 이후 19분기 만에 기준치(50)를 넘어 50.2를 기록했다. 반면 현대경제연구원은 같은 날 내놓은 ‘소비 회복력 약화의 원인과 시사점’이라는 보고서에서 빠른 회복세를 보이던 소비 부문의 둔화를 지적, 경기회복세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다소 어두운 전망을 내놓았다. 올해 2ㆍ4분기 경제성장률이 1ㆍ4분기의 4.0%보다 0.9%포인트 높은 4.9%를 기록하고 있지만 민간소비 증가율이 1ㆍ4분기와 같은 4.1% 수준에 그쳐 경제성장률을 따라가지 못했다는 게 비관론의 근거다. 민간소비를 부문별로 봐도 내구재 소비 증가율이 1ㆍ4분기 17.0%에서 2ㆍ4분기 14.3%로 내려앉고 비내구재 소비 증가율 역시 1ㆍ4분기 2.1%에서 2ㆍ4분기 0.9%로 둔화됐다는 설명이다. 연구원은 이처럼 소비회복세가 약화된 이유로 고용부진과 금리인상으로 인한 가계 원리금 상환부담 증가, 근로소득의 확충 미흡, 국내 소비구매력의 해외유출 확대, 고소득 계층에 한정된 소비회복의 한계 등을 꼽았다. 연구원은 또 현재 증시 상승이 자금이 유입되는 단계에 불과해 시세차익에 의한 부의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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