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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미플루 AI 만명통치약 아니다"
입력2005-11-14 09:14:25
수정
2005.11.14 09:14:25
전문가들 "약효 제한적인 치료제일 뿐"
조류 인플루엔자(AI) 파동의 와중에 AI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가 '대박'을 터뜨렸다. 미국을 필두로 각 국이 이 약을 대량 확보하기 위해 안달이다. 우리나라도 AI방역대책의 일환으로 이미 70만명분의 타미플루를 보유한 데 이어 추가 확보에 나서고 있다.
물량이 없어 못 팔 지경이니 이 약을 만든 스위스계 다국적 제약사 로슈는 신이났다.
하지만 타미플루 부족 사태를 빚자 몇몇 국가에서는 '강제 실시권'을 발동, 카피약을 만들겠다고 나섰다. 이에 독점생산을 고집하던 로슈는 국제적인 압력에 한발짝 물러나 전 세계를 상대로 공동생산 파트너를 모집해 적절한 능력을 갖춘 제약사로 하여금 타미플루 생산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제안하기에 이르렀다.
도대체 이 약이 어떤 치료제 이길래 국제사회가 이 약을 구하지 못해 발을 동동구르는 것일까. 정말 이 약은 AI를 단박에 물리칠 수 있는 특효약일까.
◇타미플루, 어떤 약인가
타미플루가 전 세계에 처음 선 보인 것은 지난 1999년 9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로슈는 이 약을 먹는 인간 인플루엔자 치료제로 개발, 시판했다. 약성분은'오셀타미비르'라는 것으로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뉴라미데이즈'라는 효소의 기능을 억제함으로써 치료효과를 보인다고 한다. 인간 독감 바이러스 A형, B형 모두에 효과가 있으며, 독감감염 초기 증상이 나타난 뒤 48시간 안에하루에 두번씩 2캅셀을 5일간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 상륙한 것은 2001년 11월24일. 식품의 약품안전청의 허가를 받아 먼저 18세 이상 성인의 독감 치료제와 예방제로 등장했으며, 이후 13세 이하 어린이에대한 독감치료제 및 예방제로도 승인을 받았다.
물론 의사의 처방을 받아야만 약국에서 구입할 수 있는 전문의약품이다.
◇"타미플루 AI 만병통치약 아니다"
타미플루의 약효에 대해서는 전문가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를 보면 애초 이 약이 겨냥한 인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뿐 아니라 AI도 치료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 효과는 상당히 제한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약은 실험실내 실험과동물실험을 통해 약효를 확인했다고는 하지만 아직 인체 대상의 실험을 한 적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부에서는 이 약이 AI를 완전히 치료하기 보다는 AI를 앓는 기한을 단지 며칠 단축하는데 불과하다고 깎아내리기도 한다.
게다가 이 약은 초기에 사용하지 않으면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에 막상 AI가창궐했을 때 과연 효과적으로 사용할 수 있을지 여부도 불확실하다.
질병관리본부의 인플루엔자 자문위원회 위원장으로 있는 박승철 서울보훈병원장은 "타미플루의 약효는 상당히 제한적"이라며 "AI에 감염됐을 때 하루 이틀 사이에 복용해야만 효과를 볼 수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 위원장은 고려대 의대 감염내과 교수를 지내며 40여년간 전염병을 연구한 전문가이다.
박 위원장은 나아가 "타미플루는 실험실 실험에서 AI바이러스 자체를 죽이지는못하고 증식을 못하게 억제하는 것으로 확인됐을 뿐 결코 AI 만명통치약이 아니다"고 말했다.
타미플루에 대한 또 하나의 오해는 이 약을 먹으면 AI를 예방할 수 있는 게 아니냐는 것이다.
타미플루는 예방백신이 아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 약에 대해 "사람 인플루엔자나 AI에 감염돼 증상이 나타날 때 사용하는 치료제일 뿐이지 건강할 때 복용해서 효과를 보는 예방약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적으로 AI 예방백신을 개발하기 위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상품화된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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